''삼성전자에서 4백원짜리 관리종목까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10일 491.21로 연중 바닥을 찍은 이래 24일까지 26.6% 올랐다.

이 기간의 단기 랠리중 증시는 하나의 뚜렷한 흐름을 보여왔다.

강세종목은 고가 우량주에서 저가 소외주로 단계적으로 하향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4월 중순 시장매기(買氣)는 삼성전자 SK텔레콤등에서 시작돼 금융주 옐로칩 업종대표주를 거친뒤 최근에는 저가 건설·화학주와 관리종목 등으로 순환했다.

지난해 증시 침체 이후 소외됐던 종목들이 순번을 바꿔가며 차례로 햇볕을 쬐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바통은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

증권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저가주의 강세가 좀더 지속되겠지만 멀리보면 우량주를 잡을 때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매기 순환=지난 이틀간 증시에서 가장 활개를 친 ''선수''들은 관리종목이다.

지난 23일의 경우 우선주를 제외한 거래소 상장 관리종목 1백35개중 82.2%인 1백11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24일에도 상한가 종목 35개중 3분의1이 넘는 12개가 관리종목이었다.

뿐만 아니다.

주가 1만원 이하의 저가 종목 거래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20%를 넘고 있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강세종목의 손바뀜 현상이 최근 관리종목등 최저가 종목으로까지 옮겨가는 양상이 역력하다.

◇관리종목 강세의 의미=관리종목과 같은 ''싸구려''종목이 주목받는 것은 증시에서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이같은 현상에서 하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관리종목에 손대는 시점이 바로 주가가 레벌업(level up)된 뒤 쉬어가는 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10일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증시가 당분간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전략=그렇다면 이같은 상황에서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하나.

전문가들은 조정기간을 길게 본다면 저가 소외주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권고한다.

SK증권 리서치센터오재열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대세를 이끌만한 이렇다할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이 저가주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주가 1천∼2천원대의 종목들이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도 대구가스 백광소재 SK가스 성보화학 캠브리지 삼화콘덴서등 유망 소외주를 중심으로 ''길목 지키기 전략''을 구사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호전됐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미만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교보증권은 "이들 종목이 최근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 채비를 갖추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고 매수를 추천했다.

반면 일시 조정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다음의 대세상승장에 대비,확실한 ''대장주''를 잡아야 할 때가 됐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우증권 이 팀장은 "일단 순환매가 한바퀴 돈 상황"이라며 "일시 조정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큰 장이 올 수 있으므로 이를 겨냥해 금융주 등을 선취매해둘 만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