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닷새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외국인이 종합지수 600대 장세로 전환되면서 선물시장에서 매수포지션 쌓기를 지속하며 장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최근 사흘 동안 하루 7,000∼9,000계약대의 신규매수를 이어가면서 순매수행진을 지속, 단기 뒤집기 투기거래에서 상승을 겨냥한 포지션 쌓기와 부분 차익실현 전략을 병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날 종합지수는 외국인이 쉬어가는 가운데 전고점 돌파 무산에 따라 조정이 예상되는 국면이었으나 외국인 선물 대량 매수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촉발되면서 620선을 굳혔다.

23일 코스피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0.30포인트, 0.39% 오른 78.00으로 마감, 지난 17일 이래 닷새째 상승세를 이었다.

개장초 77.30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외국인 매수가 늘어나면서 상승 전환한 뒤 77대 후반에서 강보합세를 유지하다가 막판 78대로 오르는 전약후강의 모습을 보였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콘탱고가 유지, 프로그램 매수가 매도를 앞서며 거래소 종합지수의 상승을 뒷받침했다. 매수는 차익 650억원에 비차익 610억원 등 1,260억원에 달했고 매도는 차익 120억원에 비차익 300억원 등 420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이 7,500계약의 신규매수를 바탕으로 3,100계약을 순매수, 사흘째 순매수기조를 유지하며 장을 상승시켰다.

개인은 개장초 매도에서 장중 매수로 다시 장후반 매도우위로 전환하는 흔들림 속에 620계약을 순매도했다. 증권과 투신은 각각 900계약, 1,350계약을 순매도하면서 차익거래를 병행했다.

이날 거래량은 11만2,983계약으로 전날 14만7,500계약보다 줄었고 미결제약정은 외국인 신규매수 포지션이 추가되면서 전날보다 1,986계약 늘어난 4만9,886계약을 기록, 사흘째 증가했다. 거래대금은 4조3,980억원이었다.

시장관계자들은 외국인이 현물시장에 이어 선물시장에서 앞장서 시장을 리드하고 기관이 조정시 매수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등 투자심리가 호전된 뒤 견고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시장 역시 다우지수가 먼저 상승하며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고 나스닥지수가 이어 저항선을 돌파한 뒤 두 지수 모두 돌파한 저항선을 지지선으로 유지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종합지수가 630대 전고점 돌파에서 밀렸고 거래량도 이틀째 7억주대의 연중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5억주대로 줄었다.

여기에 외국인이 대량 순매수 이후 매수기조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추가 매수가 얼마나 더 유입될 지 의문이고 기관과 개인의 매수여력이나 주도력도 크지 않아 매수주체 등 증시 환경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의 오닐 재무장관이 ''미국 경제하강이 끝났다''고 공언했으나 이에 신뢰감이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던 지난 1/4분기 성장률이 25일 발표를 앞두고 당초 발표된 2% 예상치보다 다소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오닐 장관의 전망처럼 2/4분기 성장률은 1/4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라델피아 지수가 다소 꺾이고 뚜렷한 주도주 없이 엿새째 상승한 나스닥지수가 조정시점을 맞고 있어 뉴욕 주가지수의 지지선 유지 여부가 외국인 매매를 포함해 주중반 이후 국내 지수 흐름에 일정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상승에 무게를 두고 신규매수를 증가시키는 거래패턴으로 전환, 장중 프로그램 매수를 촉발시켰고 거래소에서도 순매수를 유지했다"며 "투자심리가 호전돼 과감히 팔 세력은 없지만 나스닥이 조정모습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