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리인하 조치 이후 미국 증시에서는 인플레 심리가 최대의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 하반기부터는 곧바로 미국 금리가 인상국면으로 반전돼 주가상승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로 인플레 심리가 높아지면서 국제 금값과 장기금리가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의 폭등세는 꺾였으나 22일 현재 국제 금값은 온스당 2백85.2달러로 지난 3월말에 비해 10.6% 오른 시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미 재무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5.4%를 기록해 3월말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경제의 인플레 심리가 높아지면 인플레 헤지용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통상적인 관례다.

또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 심리가 높아지면서 장기채권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인플레 심리가 갑자기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불과 5개월만에 정책금리를 2.5%포인트 대폭 인하한데 따른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

영국 파이내셜타임스(FT)는 지난 15일의 금리인하에 대해 "그린스펀 의장의 인플레 위험을 무릅쓴 도박"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만약 일부의 관측대로 FRB가 올 하반기부터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0년대 초반과 99년 4월 이후 미국 증시가 급등장세를 보였던 것은 인플레에 대한 부담없이 금리인하 기조가 장기간 유지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국 경기가 올 하반기 이후 회복된다 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은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전수준인 4∼5%대로 높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망기관들은 내년 미국경제 성장률을 3% 초반으로 잡고 있다.

결국 올들어 금리인하 시기와 금리인하폭을 놓고 시달려온 그린스펀 의장이 하반기부터는 금리를 언제 어떤 폭으로 올릴 것인가의 문제를 놓고 다시 심각하게 고심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