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이후 국제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리보다는 경기요인과 환율동향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제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의 9월 위기설과 맞물려 ''엔화 가치 폭락설''이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과 골드만 삭스는 올해안에 엔화가치가 각각 1백40엔, 1백6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이 앞으로 엔화 가치가 폭락할 것으로 보는 근거는 일본의 ''9월 위기설''이다.

올해 초의 3월 위기설에 이어 9월 위기설이 또다시 나돌고 있는 것은 크게 세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무엇보다 오는 9월부터 유가증권의 평가손익을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하는 ''유가증권 시가 회계제도''가 도입될 경우 주가와 채권가격이 회복되지 못할 때 일본 금융기관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금융시스템이 마비될 위험에 놓인다는 것이다.

또 부실채권이 커질대로 커진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추진될 경우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추가적으로 발생되면 금융기관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 은행들이 갖고 있는 채권중에서 회수여부가 불투명한 부실채권은 33조엔에 달하고 재무구조가 안좋은 기업들의 대출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부실채권은 1백50조엔을 웃돌고 있는 상태다.

정치적으로도 고이즈미 내각의 취약한 정치적 기반을 감안할 때 7월 총선을 무사히 치르고 지금까지 보여온 개혁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도 주된 이유다.

앞으로 엔화 가치가 1백40엔대 밑으로 폭락할 경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