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종일 미 금리인하를 앞두고 극도의 관망세를 보였지만 달러/엔 환율 상승에 힘입어 1,300원대에 재진입했다.

환율은 닷새만에 1,200원대에 착륙했다고 하루 뒤 반등했다. 하루 이동폭은 비교적 좁은 4.50원에 그쳤으며 주로 1,303∼1,304원에서 움직였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30원 높은 1,303.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심리는 달러팔자가 우세한 가운데서도 달러/엔 상승을 그대로 따라갔다. 시장거래자들은 고점매도시점을 기다리는 눈치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결정에 따라 달러/엔 환율방향이 보이면 달러/원도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한 이틀 달러/엔과의 고리가 끊어지는 듯 했으나 수급이 균형을 보인 상황에서 장중 달러/엔 의지에 따라 환율이 움직였다"며 "거래자들은 여전히 대우차, 하이닉스반도체, LG 등의 FDI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팔자(숏)마인드를 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FOMC효과는 이미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하나 발표후 달러/엔을 위쪽에 무게를 두고 싶지는 않다"며 "금리결정후 달러/엔 방향에 따라 달러/원도 가되 시장에 물량이 별로 없어 금리폭에 따라 1,295∼1,31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 눈치만 보다가 치고 빠지는 거래가 주를 이뤘다"며 "미국의 금리인하가 달러/엔에 영향을 주겠지만 124∼125엔에서는 걸린다고 보면 달러/원도 고점매도를 노리는 세력이 많아 1,320원은 넘는 것이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점에서 1,250∼1,320원의 큰 박스권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엔화 약세 및 수급 균형 = 엔화 약세가 내려서고 싶은 환율을 1,300원대에 묶어놨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닛케이지수의 하락, 일본 수출감소에 따른 3월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 등의 영향이 이어져 123엔대로 올라서며 한때 123.83엔까지 상승한 뒤 123.28엔에 마감했다.

도쿄장에서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달러/엔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결정을 앞둔 관망세와 정책당국자의 123엔대 용인발언으로 주로 123.20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일본 시오카와 재무상은 달러/엔에 대해 "123엔대는 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정상적인 폭"이라고 밝혀 이 수준은 일본 정부가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했다.

시장거래자들은 FRB의 금리인하 폭이 0.5%(50bp)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장중 물량은 그다지 없었으나 1,304∼1,305원대에서 업체 물량이 나오고 역외에서도 매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뉴욕장에서 달러/엔이 123엔대로 튀어오르고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도 1,302/1,304원에 마감된 것을 반영, 전날보다 5.10원 높은 1,302.50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1,303.90원까지 올랐으나 한동안 1,302∼ 1,303원대의 박스권에 머무르다가 1억달러 가량의 달러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04.50원까지 오른 뒤 1,304.1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후 들어 환율은 오전보다 0.40원 오른 1,304.50원에 거래를 재개, 한동안 1,304.30∼1,304.90원에서만 이동하다가 오름세로 돌아서 1,305.50원까지 고점을 넓혔다.

그러나 환율은 이내 추가상승이 제한되는 듯 횡보세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달러/엔이 123.35엔을 뚫고 오르자 이날 고점인 1,306.50원까지 올라섰다가 달러/엔이 되밀리면서 물량을 털어내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중 고점은 1,306.50원, 저점은 1,302원으로 하루 등락폭은 4.50원이었다.

국내 증시에서 주식매도쪽으로 기운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5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86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환율을 움직일 만한 요인으로 주목받지는 못했으나 순매도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 이틀후 달러역송금 수요로 환율상승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4,46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9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1,620만달러, 3억8,600만달러가 거래됐다. 내일 기준환율은 1,304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거주자 외화예금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 10일 현재 잔액이 120억4,000만달러로 지난달 말의 113억5,000만달러에 비해 6억9,000만달러가 늘어났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