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과 케네디의 공통점은?

링컨과 케네디는 둘 다 7개 철자로 이루어져 있고 암살자의 전체 이름 철자 수도 15개로 똑같다. 모두 존슨이란 이름의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두 대통령은 딱 100년 차이로 당선됐고 암살자, 후임자 두 쌍도 100년 시차를 두고 태어났다.

숫자만 그런 게 아니다. 둘 다 금요일에 암살됐고 링컨 대통령 비서의 이름은 케네디였고, 케네디 비서는 링컨이었단다.

희한하다는 느낌은 하지만 ''그래서 케네디가 링컨처럼 암살될 운명이었다''거나 ''미국 대통령의 운명을 알기 위해서는 그 이름의 철자 수를 세고, 비서의 이름을 대조해야 한다''는 논리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사실 대통령이건 필부건 어느 두 사람을 무작위로 뽑더라도 이 정도 공통점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럼 다음 우연의 일치는 어떨까.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와 다우존스지수. 우즈가 주말에 그린에 선 다음 월요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가 어김없이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14일 월요일 다우존스 지수는 우상향한다는 것.

뉴욕포스트는 지난 13일자에서 지난해 4월 마스터스 대회 이후 우즈가 미 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 출전한 다음주 월요일 다우존스지수가 상승한 기록을 18차례로 꼽았다. ''우즈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이 기사는 또 우즈가 출전하지 않은 다음 열 번의 월요일 가운데는 여덟차례나 다우존스지수가 떨어졌다고 헤아렸다.

심심 파적 운세풀이를 두고 따지자는 건 아니다. 최근 뉴욕증시 및 미국경제가 놓여있는 ''시계 제로''의 답답한 상황이 이런 ''아닌 추론''까지 낳고 있다는 얘기다.

◆ 가도가도 그자리 = 미 경기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 지 가리키는 데이터가 하루 걸러 나오고 있지만 상황인식은 여전히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마치 스스로를 모르는 함수가 모호한 수치를 계속 먹어치우는 듯 하다.

실적시즌 이후 지표가 나올 때마다 그 의미와 향후 방향을 둘러싼 관측이 무성하게 일어난 끝에는 ''앞으로 나오는 추이를 더 두고보자''라는 말이 따라붙곤 한다. 동의가 이루어질 정도로 뚜렷한 추세가 그려진 다음에는 이를 확인해서야 아무짝에 소용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 추계치가 높게 나타나고 소비 및 소비심리가 잘 지탱되고 있는 모습에 비관론의 끝이 다소 무뎌졌다. 그러나 일자리가 급감한 가운데 실업률이 높아졌고 노동생산성은 6년만에 처음으로 저하됐으며 제조업 및 서비스업 활동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고도와 속도를 가리키는 계기판이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한치 앞도 안보이는 상황에서 갑자기 산봉우리가 눈앞에 떠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를 염려했을까, 뉴욕의 낙관론자들은 상승장 속에서 슬그머니 연말 지수 목표치를 하향조정하는 재빠름을 보이기도 했다.

요컨대 뉴욕증시 투자자가 경제지표라는 이정표를 통해 조만간 방향을 잡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투자가 부진하고 실업이 느는 가운데 소비가 버티고 있다는 식으로 줄거리는 드러나고 있으니, 예의 주시할 일이다.

월요일에는 산업생산과 기업재고가 발표된 뒤 화요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들어 세 번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금리정책은 오후 2시 15분 발표 예정이다. 수요일에는 소비자물가와 신규주택 착공 통계가 나오고 목요일에는 경기선행지수가, 금요일에는 3월 무역수지가 예정돼 있다.

◆ 금리인하 폭과 반응 = 세계 증시가 숨죽인 가운데 FRB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FRB의 화요일 연방기금 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와 0.50%포인트로 갈려 관측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실업, 노동생산성, 제조업동향 등 지표를 들어 0.50%포인트 인하를 점치고 있다. 경기회복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올들어 이미 금리를 2.00%포인트 낮췄지만 이번에도 50 베이시스 포인트(bp)는 낮추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 및 소비심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 폭은 25bp에 그치리라는 예상도 나온다. 아울러 지난 분기 노동비용이 3년중 최고인 5.2% 상승, 물가불안이 염려되는 여건에서는 더 이상 공세적인 통화정책 완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거론된다.

결정은 FRB, 반응은 뉴욕증시 투자자의 몫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유럽중앙은행에 금리인하를 종용해온 점으로 미뤄볼 때 FRB는 이번에도 금리를 50bp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물가불안이 잠재해 있다며 시중금리가 이를 반영해 들먹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인하 폭을 기대보다 좁혀 한번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잡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될 것이다. 또 25bp만 인하하면서 자신감 확산을 유도할 지도 모른다. 이 경우 예컨대 발표자료에 ''물가는 걱정할 바가 아니며 경기도 최악을 지나키고 있다''는 문구를 넣는 방법도 가능하다.

결정이 어떤 쪽으로 나든 금리인하는 이미 50bp 만큼 증시에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금리인하 폭에 관계 없이 증시는 대기매물을 받으며 한차례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리인하가 50bp를 밑돌 경우 낙폭은 더 커지겠지만.

◆ 소비와 투자, "칼날 위 균형" = 총 수요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인 소비지출과 투자 가운데 어느 쪽이 미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까. 소비 호조가 투자 감소의 충격을 덮어둘 수 있느냐는 것.

지난 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추계 상으로는 소비 증가가 투자감소를 앞질렀다. 소비 증가가 투자 감소를 상쇄하고 남아 경제성장률이 2.0%로 추계됐다.

투자는 규모에서는 소비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 국내총생산의 2/3 이상을 소비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소비가 증가한다면 투자가 소비 증가율보다 큰 폭 줄어들더라도 GDP는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경기사이클을 결정하는 요소는 투자며, 소비는 투자가 그리는 사이클에 동행할 뿐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경기둔화에 재빠르게 반응하며 불요불급한 투자를 줄일 것이다.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부문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기에 하향압력을 넣는다.

소비도 물론 생산활동을 부추김으로써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등락폭 및 파급효과는 투자감소가 더 크다. 더욱이 감원과 실업이 증가하면서 마이너스 저축을 통한 소비지출 유지를 점점 더 힘들게 할 전망이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