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사인이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주가는 반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현실이다.

경제가 좋아지는 만큼 증시의 최대호재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줄어드는 탓이다.

실제 지난주엔 좋은 뉴스들이 많았다.

4월중 소매 매출이 예상보다 훨씬 높은 0.8% 증가했다는 상무부의 발표가 있었고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 의장이 중시하고 있는 소비자신뢰지수가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1.2% 떨어진 10,821.31을 기록했고 나스닥도 3.8% 주저 앉은 2,107.43을 나타냈다.

S&P500도 1.7% 내린 1,245.67을 보였다.

15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리가 금리를 더 내리겠지만 이번 인하가 올들어 계속된 금리인하 시리즈의 마지막편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결국 지난 한달동안 월가의 분위기는 ''나빠지는 경제''에 대한 걱정에서 ''좋아지는 경제''에 대한 우려로 급반전된 셈이다.

4월실업수준이 10년만에 최악으로 나오자 주가가 급등하고 소비심리가 좋아지니까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위기 전환은 바로 그린스펀이 금리를 내린 목적이고 그것이 달성되고 있는 만큼 증시의 기반은 든든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주엔 금융주와 기술주의 타격이 컸다.

금융주중에선 특히 은행이 평균 3% 떨어지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대 희생자는 JP모간과 체이스의 합병회사인 JP모간체이스로 8.2% 급락한 주당 46.44달러를 기록했다.

프루덴셜증권의 마이클 마요란 애널리스트가 이 회사에 대한 추천등급을 ''보유''에서 ''매도''로 내린게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그는 합병이 신용악화를 가져오는등 효과가 예상보다 나쁘기 때문에 올해 이익이 당초 예상(주당 3.5달러)보다 못한 3.1달러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등급을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가 6.1% 떨어진 것을 비롯 시티그룹(-3%) 웰스파고(-3.8%) 등 주요은행들이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주도 약했다.

시스코시스템스의 분기 경상수익이 주당 3센트로 월가의 최소 기대치에 겨우 부응했지만 즉각적인 회복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해 3% 가량 하락한 19.05달러로 밀렸다.

장거리통신장비 공급업체인 노텔은 존 로스 CEO가 내년 4월 사임할 것이란 발표로 7.7% 급락한 14.6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에 거의 근접한 선이다.

승승장구하던 IBM의 주가가 ''수익전망이 회사측의 발표처럼 그렇게 좋지는 못할 것''이라는 앤드루 제프라는 베어스턴스 애널리스트의 한마디에 금요일(11일) 하루에만 3% 이상 떨어져 화제를 모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