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시장은 580선을 중심으로 한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결정될 5월 15일을 기점으로 주초 조정이 이뤄진 뒤 금리인하를 계기로 600선으로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주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하방경직성은 어느정도 확보됐으나 600선 돌파가 무산돼 560∼570선에 대한 지지력에 대한 신뢰도가 좀더 높아져야 상승에너지가 집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의 이영원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580선을 중심으로 주초 조정을 거쳐 미국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주중반 이후 600선으로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거래팀장은 "시장에너지와 상승욕구가 강해 600선 돌파가 실패한 이후에도 활발한 매물소화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570∼590대의 범위에서 좁게 등락한 뒤 미국의 금리인하 등과 맞물려 변곡점을 형성하면서 저점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 세 주 동안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중 횡보양상을 보인 답답한 상황이 전개돼 이번주는 종합지수가 방향성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금리인하를 결정하는 5월 15일을 이후 뉴욕증시와 맞물리면서 변동성을 높인 뒤 지수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대신경제연구소의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최근 지루한 매물소화과정을 거치면서도 버티기에 성공하는 등 지수가 좁게 형성돼 왔다"며 "미국의 금리인하와 국내 구조조정 재료, 경기 문제 등으로 향후 시장의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미국 금리인하 =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난 4일 4월 실업률이 4.5%로 지난 1998년 10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촉발된 뒤 8일 1/4분기 생산성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소식으로 강화됐다.

지난 11일 5월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와 4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금리인하폭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등장했다. 뉴욕증시는 ''호재성 재료''를 금리인하폭 축소라는 ''악재''로 받아들였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2,200선을 돌파하지 못한 채 사흘째 하락하며 2,107.43으로 마감했고, 다우공업지수도 11,000선 돌파가 무산되며 반등 하룻만에 다시 하락, 10,821.31로 마쳤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이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5일 회의에서 올들어 다섯번째로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하폭은 0.5%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여전하다.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와 소매판매 호조 발표 이후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25명의 채권딜러 중에서 24명이 15일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일 실업률 발표 이후 실시한 결과와 같았다.

또 이들은 6월 26∼27일 회의에서도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11명이 0.25%포인트, 7명이 0.50%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대답, 금리인하폭이 달랐을 뿐이다.

◆ 금리인하의 경기회복 효과는 = 시장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하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의 효과에 대해서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미국의 금리인하로 인해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미 나온 상황이고 시장에도 반영돼 재료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의 박준범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는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나 재료가 노출돼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면서 "종합지수는 560∼590대의 에너지비축과정을 거친 뒤에야 600선 돌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보다는 금리인하의 효과, 특히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장으로 성격전환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주 미국의 주가가 그랬던 것처럼 금리인하 기대감이 경기둔화에 주눅들게 한다는 지적이다.

대신의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여건이 달라 지난 1998년의 경험처럼 금리인하가 주식에 폭발적인 영향을 주긴 힘든 상황"이라며 "경기회복 가능성이 시장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정호 연구위원은 "미국이 여전히 소비부문이 나쁘지 않아 나스닥이 2,000선 지지가 확인되가며 버텨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금리인하 효과가 실물경기 개선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좀 나은 지표가 나타나더라도 상승탄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의 금리인하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았던 것처럼 호재에 둔감해지고 있다"며 "미국이 네차례 금리를 내린 상황에서 금리를 내려도 그 폭은 제한될 것이고 효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경기회복과 금리인하 기대가 장을 지탱했으나 경기지표 호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금리인하는 재료가 노출됐고 기대감 상실이라는 측면이 가세될 경우 오히려 주가는 하락의 분기점을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구조조정 재료의 모멘텀 = 그럼에도 국내 증시는 미국시장과는 달리 한단계 레벨업되면서 국내 상승모멘텀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GM의 대우차 인수 문제나 현대투신의 외자유치 가능성 등이 재료화될 가능성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윤용선 수석연구원은 "지수의 큰 방향은 경기회복과 관련돼 있고 미국의 금리인하라는 호재가 시장에 반영돼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하와 함께 GM의 대우차 인수나 현투 문제의 해결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에너지가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의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580선을 중심으로 560∼60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600선 돌파 무산으로 하락 조정 뒤 GM의 대우차 인수,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투신의 외자유치 등 국내요인이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의 봉원길 선임연구원은 "국내적 이슈가 확인된 것은 없으나 5월 18일 AIG의 현대투신 실사 완료 등 구조조정 뉴스가 시장심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과제를 해결하는 시점이어서 가시적인 성과는 시장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