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신규 등록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이들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주식연계채권들은 통상 20~30% 할인 발행되는 것이 관례여서 그만큼 매매차익을 거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사실상 신규등록 기업의 주식연계채권을 사들일 수 있는 길이 막혀 있다.

이에 따라 내국인이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역차별화''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외된 국내 투자자=새로 등록된 코스닥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연계채권에 주목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신규종목 공모가는 지난해 8월 이후 짜게 산정되고 있다.

공모가 거품이란 비난을 반영한 조치다.

그러나 신규등록종목의 주가가 오른 지난달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이들 종목은 등록 이후 일정 기간 급등세를 타고 있다.

전환가격이 시가보다 20∼30% 가량 낮은 데다 보수적인 공모가 산정으로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국내 투자자에게는 신규등록기업의 CB나 BW가 ''그림의 떡''이다.

주식연계채권을 전문적으로 투자한다는 한 투자자는 "투자메리트가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물량을 찾아 다녔지만 사실상 제로 상태라는 사실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역차별화가 생기는 이유=외자유치에 대한 지나친 혜택이 그 배경이다.

지난해 12월22일 이전에 공모주식 총액 인수 계약서를 주간사 증권사와 맺은 신규등록기업인 경우 등록일부터 6개월간 유상증자와 주식연계채권 발행이 제한된다.

다만 해당 기업이 주간사의 동의를 받을 경우엔 발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유상증자나 공모 형태의 국내 주식연계채권 발행이 힘들다는 것이다.

신고만으로 발행이 가능한 해외CB나 BW와 달리 국내발행시에는 유가증권신고서 수리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신규등록기업 재무담당 임원은 "공모가가 너무 낮게 산정돼 공모금액 규모가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게 되면서 신사업 추진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자금조달 방법을 찾아본 결과 해외 주식연계채 발행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해외CB 및 BW에 대해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도록 한 제도가 국내 CB·BW 발행의 장애요인이 돼버려 국내 투자자가 역차별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