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바이오 열풍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99년에 이어 또 한 번 "대박 "테마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올해 바이오니아 씨트리 유진사이언스 쎌바이오텍 등 정통 바이오벤처들의 코스닥 등록이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마크로젠 등을 제외하면 진정한 바이오벤처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불신을 씻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한동안 뜸했던 바이오벤처들의 투자유치에도 활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 한국경제신문의 후원으로 한국바이오벤처협회(KOBIOVEN)가 개최하는 "2001한국바이오벤처포럼"도 같은 맥락에서 바이오벤처기업들의 투자유치에 새로운 물꼬를 터 줄 전망이다.

"21세기는 게놈(생물체의 유전정보 전체)의 시대다"는 주장은 여전히 대다수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인간게놈 프로젝트 컨소시엄과 미국의 세레라 지노믹스사가 인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발표함으로써 문을 연 "포스트 게놈시대".이 시대는 곧 바이오 산업이 본격적인 경쟁체체에 돌입했다는 것을 뜻한다.

인간의 달 착륙보다 더 큰 전환점이라고 평가되는 인간 유전자지도의 완성은 곧 "바이오전쟁"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세계 각국의 연구소와 기업들은 앞다퉈 염기서열 속에 숨어있는 유전정보를 밝히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 유전정보를 밝히게 되면 인간의 구조와 기능을 파악할 수 있게 돼 각종 생리활동과 질병의 메커니즘을 알 수 있게 된다.

질병의 유전자적인 근본 원인을 알게 돼 그 원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에서도 이 포스트게놈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정부는 최근 3년간 바이오분야에 대한 예산을 매년 30%이상씩 늘려왔다.

특히 올해는 연구개발분야 예산 4조1천억원 가운데 8%에 해당하는 3천2백80억원으로 잡을 만큼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연구소와 제약업체 벤처기업 등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바이오벤처의 간판격인 마크로젠(대표 서정선)은 이미 발표된 인간게놈 지도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유전자 지도 완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 6~7월께 한국인 게놈 데이터베이스 초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몽고인종의 게놈정보를 확보해 외국제약사에 파는 등의 사업구상을 세우고 있다.

이외 1대당 하루 3만개의 염기를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바이오니아(대표 박한오)나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히는 구조유전체학으로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2001한국바이오벤처포럼"에 참가한 업체들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기업들이다.

연구소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유전자연구의 본산인 생명공학연구소는 한국인 유전자 연구를가속화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사람뿐만 아니라 각종 동식물의 게놈을 연구하는 국가유전체연구소를 내년께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혔다.

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도 포항공대 신희섭 교수 등을 영입해 본격적인 게놈연구를 시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외 제약업체들이나 대기업도 포스트게놈 시대를 맞아 나름대로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장미빛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한 회사가 몇 백대씩 갖고 있는 염기판독기가 한국의 경우 전국에 20여개에 불과하다.

올해는 예산을 대폭 늘려잡기는 했지만 99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비는 1천6백억원으로 미국의 0.8%,일본의 5%정도에 그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인간게놈 발표이후 기초과학 수준을 넘어 본격적인 산업화 단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한국은 이제 기초과학 수준에 접근도 못 하고 있다는 뼈아픈 자성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과기부 산자부 보건복지부 등이 서로 바이오 주무부처임을 자처하고 나서 많은 정책의 혼선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