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 움직임에 철저한 눈치보기로 등락을 거듭한 환율이 하루만에 상승반전했다.

지난 2일 1,302.80원에 마감된 이후 4거래일만에 1,300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오른 1,30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움직임이 위축된 가운데 어느 쪽으로 움직일 지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럭비공 장세''를 나타냈다.

개장 초 달러/엔 하락 예상, NDF 정산관련 매물부담 등으로 하락심리가 우세했으나 달러/엔 상승이 이를 가로막았다.

장 후반 달러/엔 오름세를 따라 은행권의 달러되사기가 감행돼 1,296원에서 차츰 올라선 환율은 가까스로 1,300원을 지지했다.

여전히 달러/엔에 환율움직임이 묶인 가운데 당분간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엔화환율과 NDF 정산관련 매매패턴에 따라 좁은 범위에서 주로 움직였다"며 "밤새 달러/엔이 122엔을 넘어서면 내일 1,306∼1,307원까지도 가능해 보이지만 조정세인지 추세가 꺾인 것인지는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 달러/엔 혼조세 =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하향안정세를 이어가며 121.12엔으로 넘어와 소폭 올라선 수준에서 주거래 됐다. 달러/엔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개장초 120.85엔까지 떨어졌으나 닛케이지수의 하락과 달러매수가 살아난 영향으로 121.70엔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달러/엔은 현재 121엔대 중반에서 거래되며 7일만에 상승세로 반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거래자들은 그러나 달러/엔 방향성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 고이즈미 효과와 15일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엔화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근본적으로 일본 경제기초여건(펀더멘털)에 대한 불신감이 뒤섞여 있다.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은 적절히 혼합되면서 수급상 균형을 이뤘으며 역외세력은 초반 매도세에서 달러/엔 상승을 따라 매수로 돌아서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전과 같이 역외세력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없던 탓에 환율 상승은 힘을 얻지 못했다.

NDF 정산관련 매도와 매수는 서로 상충돼 중립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이 너무 달러/엔 환율에만 집착하고 있어 국내 펀더멘털이나 수급상황은 거의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달러/엔에 벗어날 기미가 없지만 당분간 엔화가 큰 변동성은 없을 것으로 보여 원화도 이에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내일은 1,295∼1,305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7일 뉴욕장에서 달러/엔과 NDF환율이 하향안정세를 보였음에도 전날보다 6원 높은 1,303원에 출발했다. 일부 은행권에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에 따른 물량처분을 노리고 1,300원대로 일부러 끌어올린 것.

그러나 환율은 바로 다음 거래가 1,299원에 체결되며 내림세를 타며 1,295원까지 흘러내렸으며 이후 달러/엔과 역외세력의 매매패턴에 따라 1,300원을 축으로 우왕좌왕했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오름세를 멈추고 달러매도(숏)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오전장 막판 되밀리면서 1297.4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오후 들어 오전보다 1.10원 높은 1,298.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일시적으로 1,299원을 올라섰다가 되밀리면서 1,296∼1,297원대에서 한동안 꿈틀거렸다. 이후 엔화 환율 상승을 타고 1,300원선에 다시 올라섰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3원이 유지됐으며 저점은 1,295원으로 등락폭은 8원을 기록했다.

이틀 내리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은 순매수로 방향을 바꿨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2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인 반면 코스닥에서 17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총 757억원을 순매수했다.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못하는 규모.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1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5억9,6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8억1,500만달러, 5억5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298.10원으로 결정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