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 붐은 대중문화 콘텐츠의 수출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지상파및 케이블방송사,독립제작사들의 방송 프로그램 수출 증가율은 22%를 웃돌았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방송프로그램 전체 해외수출액은 1천3백여만달러. 이중 해외교포방송 및 비디오 판권을 뺀 직접 수출액이 7백18만5천달러다.

이 가운데 대(對)일본 수출액이 2백95만2천달러로 전체의 41.1%를 차지했다.

전년(1백79만6천달러)에 비해 39%이상 늘어난 액수다.

일본에 이어 중국 97만3천달러,대만 60만2천달러,홍콩 35만2천달러,싱가포르 28만4천달러 등으로 아시아 지역 수출이 전체의 70%를 넘었다.

올해도 방송 프로그램 수출은 호조세다.

지난달초 프랑스 칸에서 열린 프로그램 견본시에서 MBC드라마 ''맛있는 청혼''을 비롯해 지상파 방송 3사는 1백50만달러어치(28편)의 프로그램을 팔았다.

''수출종목''은 여전히 드라마가 주종이지만 조금씩 다큐멘터리 만화영화 오락프로그램등으로 장르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영화부문의 수출신장 역시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해외수출액은 7백5만3천7백45달러.전년(3백3만5천3백60달러)에 비해 두배이상 늘었다.

특히 일본(5백50만9천달러)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공동경비구역 JSA''가 2백만달러,''쉬리''는 1백30만달러에 각각 팔렸다.

가요는 아시아 각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비해 수출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전망은 밝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댄스음악이나 발라드 등이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의 H.O.T 공연과 다음달 열릴 안재욱 NRG 공연을 기획·주선한 공연기획사 ''우전소프트''(대표 김윤호)는 이제까지 중국시장에서 안재욱 NRG SES 베이비복스 GOD 등의 음반을 4백만장 넘게 판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권에서 일고 있는 한국대중문화 붐을 일시적 유행이 아닌,대세로 몰고가기 위해서는 입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우리 대중문화의 해외진출을 뒷받침할 전문인력을 기르고 체계적인 해외마케팅방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준모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은 대중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해외 진출 경험이 부족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작및 기획단계에서 해외 수요와 틈새시장 등을 분석해 기획 제작 유통 등 전 단계에서 수출지향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