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환율 급등세(가격하락)가 꺾이면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주가 채권값 원화가치가 동반상승하는 뚜렷한 ''트리플 강세'' 장(場)이다.

지난 3,4월 ''트리플 약세'' 기조와는 정반대다.

주식.채권.외환시장이 이유는 달라도 방향은 같다.

금융당국은 조심스레 선순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여전히 조심스런 태도다.

당장은 상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엔화약세 우려 등으로 환율과 금리의 방향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가는 단기상승 쪽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많다.

◇ 트리플 강세 =미국의 금리인하뒤 미국증시의 훈풍이 세계증시의 동반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두달여만에 580선을, 코스닥지수는 80선을 넘어섰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국내외 주가 상승이 금리와 환율에 간접적인 호재로 작용해 시장흐름을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원화환율은 엔화가 1백20엔대 초반에서 안정되자 2일 개장초 1천3백원까지 내려갔다.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달러화 가수요도 진정돼 엔화 이외에는 달리 환율을 밀어올릴 요인이 없는 상태다.

금리(국고채 수익률)도 연중최고치인 지난달 26일 연 6.93%까지 치솟은뒤 나흘만에 36bp(0.36%포인트)이상 급락세다.

지난달말 MMF(머니마켓펀드) 환매사태가 진정되고 금주엔 채권발행이 미미해 수급이 일시적으로 개선된 탓이다.

◇ 추세전환인가, 일시 호전인가 =트리플 강세의 원인은 무엇보다 악재란 악재는 모두 노출됐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속성상 불안심리가 퍼지면 실제가치보다 과도하게 가격이 떨어지지만 악재에서도 견디는 내성이 길러지면 오히려 자연스런 반등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증시에선 5월장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많아 단기 랠리(강세장)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은 여전히 전망이 어렵다.

지난달에도 1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지만 수급요인보다 엔화 동향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내각 출범뒤에도 엔화약세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 언제든 되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금리도 최근 하락세를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인 반락 정도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채권딜러는 "국고채 수익률이 6.40%에서 열흘새 6.93%까지 급등한 만큼 반락폭도 컸다"면서 "금리가 추세적으로 전환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 내주가 고비 =전문가들은 다음주를 고비로 보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의 노동절을 전후한 연휴가 끝나야 방향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변수가 공백상태여서 당장은 국내경기 호전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수출이 두달째 감소한 것은 채권시장에 오히려 호재(경기회복 지연)로 작용했다.

자금 수요가 그만큼 없을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그러나 해외변수가 어느 방향으로건 구체화되면 다시 해외시장 동향에 동조화 현상을 보일수 밖에 없다.

종합지수 600선 돌파는 미국증시에, 환율 1천3백원선 하향돌파는 엔화동향에, 금리 추가하락은 시장수급에 달려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