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들어 1,311원대에서 고정돼 있다시피했던 환율이 업체물량에 밀려 전날 마감가 수준 아래로 내려섰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 환율이 소폭 반등했음에도 오전 저점을 경신하고 반락폭을 넓혔다. 업체물량이 의외로 많이 유입되는 기세라는 것이 시장관계자의 설명.

환율은 달러/엔 반등세가 잠잠해지자 뚜렷한 달러수요가 없는 가운데 업체물량이 출회돼 내림세를 탔다. 한때 전날 마감가보다 1원 낮은 1,306원까지 저점을 판 환율은 오후 3시 34분 현재 전날보다 0.30원 빠진 1,306.70원을 가리키고 있다.

오전만 해도 소폭의 상승을 바라보던 시장분위기가 확연히 바뀌고 있는 셈.

역외세력은 달러/엔이 빠지면 매수세가 실종되는 가운데 매도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업체는 외화예금을 통해서나 직접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 마감가와 비슷한 수준인 122.10엔대에서 머물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순매도를 이어가 거래소에서 449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에서는 48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알게 모르게 엔화에 일방적으로 따르던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전날보다 상승했음에도 전날 종가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아 수급장으로 차츰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업체에서 네고와 대기시켜났던 물량을 적극 내놓는 것으로 보아 하락쪽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무역흑자, 월말네고장,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 등 다양한 공급요인들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