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등으로 지난 98,99년 유가증권 평가이익을 냈던 상장·코스닥기업이 지난해엔 증시침체에 따라 1조원 이상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12월말 결산 1천1백66개 상장·코스닥기업(금융업 제외) 가운데 2000회계연도에 유가증권 평가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3백87개사로 손실 규모는 1조1천7백3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유가증권 평가이익을 낸 기업은 1백78개사,1천5백73억원이었다.

이는 증시활황기였던 지난 98년(평가손실 1천11억원,평가이익 2천3백7억원)과 99년(평가손실 3천2백90억원,평가이익 5천5백92억원)에 비해 손실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유가증권 평가손익은 기업이 시장성이 있는 유가증권을 단기매매하면서 발생한 손익으로 손익계산서상의 영업외 손익으로 처리돼 경상이익에 영향을 준다.

기업별로는 기아자동차가 8백98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 한솔제지 한국담배인삼공사 S-Oil 두산중공업 등도 5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반대로 3개사로 분할 된 대우가 4백51억원의 유가증권 평가이익을 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95억원의 평가이익을 내 평가손실규모(90억원)를 넘어서 약세장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정보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경우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방법이 복잡해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며 "금융회사를 포함할 경우 평가손실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