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외국인이 10일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기관과 개인은 매수 우위를 보이며 "임무교대"에 나섰다.

미국의 기습적인 금리인하와 나스닥및 다우지수 급등에 따른 "약발"도 서서히 끝나가는 느낌이다.

이처럼 일희일비하고 있는 장세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예정된 조정"이라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선 상당한 시각차이를 드러낸다.

낙관론자들은 짧은 숨고르기 이후 종합주가지수 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유동성 및 모멘텀 부족,실물경기 회복 불투명 등으로 ''반짝 상승장''이 끝났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본격적인 랠리 준비단계=현 장세를 본격적인 랠리를 위한 ''몸풀기''과정으로 진단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당분간 종합주가지수 550∼600선 언저리에서 틈을 엿보면서 에너지를 축적한 뒤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그림이다.

ING베어링증권의 이길영 상무는 "일부 종목의 외국인한도 소진과 지분율 상승 등으로 핵심블루칩을 추가 매수하기 힘들어진 외국인이 최근 LG전자 SK 제일제당 등 옐로칩에 달려들고 있어 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면서 "고객예탁금이 주가에 후행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최근 고객예탁금이 늘어난 것도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사장은 현 장세를 ''랠리에 대비한 매물소화과정''으로 진단했다.

그는 5월 초까지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에너지 축적과정이 진행되겠지만 6월 말께 랠리가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장 사장은 "미국의 금리 추가인하가 예상되고 금리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2·4분기 말이나 3·4분기 초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40선에서 매수한 뒤 다음 랠리를 기다리는 전략을 권했다.

◇좀더 두고봐야=600선 부근의 매물벽이 두터운 반면 유동성 부족으로 약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사람도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560∼600선 사이의 매물이 많지만 이를 뚫을 수 있는 유동성은 아직 부족하다"며 "외국인이 연초부터 4조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한 만큼 여력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개인은 기회만 있으면 거래소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증권 이남우 상무도 "시계(視界)가 불투명해 장세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시아권은 물론 전체 이머징마켓을 봐도 시계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우리나라만 예외적으로 오르기 힘들다는 논리다.

그는 "2·4분기중에는 외국인도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하락을 멈춘 상태이지만 상승세로 국면이 전환된 것은 아니다"며 "현 상태로는 600선이 과분하며 600선 돌파를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미국 증시가 모멘텀을 찾고 방향성을 정해야 국내 증시도 뒤따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