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상승에 따른 달러매수세가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을 흡수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주로 1,313∼1,315원에서 횡보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3∼4억달러가 시장에 유입되는 등 하락요인이 두드러졌지만 달러/엔 환율 상승에 따른 달러매수세를 누르지 못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마감가 1,313원보다 1.60원 오른 1,314.6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 막판 달러/엔이 122.40엔대로 튀어오르자 좁은 박스권을 이탈해 1,316.10원까지 반등했으나 업체의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오름폭을 줄이며 거래를 마쳤다.

여전히 달러사자(롱) 마인드가 유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달러/엔이 혼조세라 하루이틀 가량 분위기를 탐색하는 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이 자민당 총재 선출을 앞두고 방향잡기가 쉽지 않아 121∼122엔대에서 주로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며 "1,310원대는 저가매수로 인해 지켜지고 물량부담으로 인해 1,325원을 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중반 들어 일본의 정치적인 상황변화에 따른 달러/엔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면 방향성을 가질 것"이라며 "달러/엔이 121엔을 유지한다고 보고 현대, 대우차, 노사문제 등이 아직은 시장에 충격이 없으나 펀더멘털 분석시에는 포함돼 있어 1,300원대 아래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엔화에 대해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며 "밤새 달러/엔이 122.40엔을 확실히 뚫고 머무르면 내일 환율은 오늘보다 레벨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거래소에서 229억원, 코스닥에서 54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순매수규모가 크지 않아 외환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 3∼4억달러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흡수 = 지난 19일 외국인 주식매수자금 7,257억원 가운데 3∼4억달러 가량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하락요인으로 작용했던 셈.

그러나 시장은 달러사자(롱) 플레이가 편하다는 인식하에 하락보다 상승쪽을 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주식자금이 꽤 나왔음에도 불구, 역외매수,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숏커버), 결제수요 등으로 모두 흡수했다"고 말했다.

역외세력은 오전중 2억달러 이상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월말로 접어들었음에도 물량을 그다지 내놓지 않고 저가인식에 따른 결제수요가 오히려 많았다.

시장은 외국인 주식순매수 공급으로 잉여상태를 보이고 있다.

◆ 달러/엔 방향 오리무중 = 달러/엔 환율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2.54엔으로 마감한 바 있는 달러/엔은 2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정치적인 변동요인으로 인해 1엔이상 출렁거리기도 했다.

오전장중 24일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고이즈미 주니치로 전 후생상의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으로 121.40엔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이후 고이즈미 후보의 개혁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조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여러 관측들이 나오면서 122.50엔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대체로 달러/엔은 122엔대 초반에서 주로 거래됐다.

시장거래자들은 "고이즈미가 된다고 해도 개혁정책을 어떻게 밀고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고 내각에 누구를 조각할 것인지가 단기적으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원 오른 1,315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이내 1,312원으로 밀렸다가 반등을 시도, 이날 고점인 1,318원까지 올라선 후 상승폭을 조금씩 줄였다.

환율은 지난주 대규모로 사들인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이 3∼4억달러 이상 공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국책은행의 달러매도세가 다시 반락, 이날 저점인 1,311.3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달러/엔이 122엔대로 올라서고 주식순매수자금 공급이 끝나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1,315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좀처럼 방향을 종잡기 힘든 불연속적인 흐름을 보인 셈.

오전 마감보다 0.80원 낮은 1,314.20원에 오후장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312∼1,314원 범위에서 거래자들이 조심스런 거래를 이어가며 소폭 등락을 거듭했다. 환율은 장 후반 달러/엔이 오름세를 보이자 상승폭을 넓혔다.

장중 고점은 1,318원, 저점은 1,311.30원으로 기록됐다. 장중 등락폭은 6.70원, 종가대비 상승폭은 1.60원으로 모두 4월 들어 가장 작은 수준.

이날 외환시장에서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5,9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2,27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4억8,500만달러, 4억2,6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14.5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이달들어 22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줄어든 76억6,600만달러, 수입은 23.4% 감소한 79억1,200만달러로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2억4,600만달러로 집계됐다. 향후 달러공급 요인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