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단타 매매를 통해 엄청난 투자성과를 올린 고수들이 장안의 화제다.

사실 그들의 투자전략을 살펴보면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자기 나름의 투자원칙에 대한 엄격한 준수가 기본으로 깔려있다.

가능한 한 위험을 크게 당하지 않고 짧은 수익을 꾸준히 모아서 큰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는 과정의 중요성보다는 적은 투자 원금으로 얼마를 벌었는지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필자는 80년대 말부터 IMF환란시기 기간중 활동했던 많은 펀드매니저들과 알고 지내고 있다.

그들과 시장상황이나 투자전략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종종 있다.

"피스톨박 "이니 "라이플장"이니 하는 닉네임을 달고 다니며 한때 국내증시를 주름잡았다.

이중 상당수가 아직 현역에 몸담고 있지만 예전같지는 않다.

많은 사람의 기억에서 흐려진 감이 없지 않다.

국내 펀드매니저 세계에서도 "피터 린치"나 "워렌 버펫"과 같은 스타가 출현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아쉽다.

우수한 펀드매니저는 일시적으로 큰 수익을 내거나 한 때 과감한 베팅으로 유명했던 사람이 아니다.

시장의 화려함과는 거리를 둔 채 꾸준히 수익률을 높여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부류의 매니저는 시장의 무서움을 알고 겸손함과 신중함도 겸비한다.

결정적인 순간 과감하게 베팅할 줄도 안다.

퀀텀펀드의 조지 소로스가 영국중앙은행과 대립하여 환투자를 한창할 때의 일이다.

한 영국의 평범한 20대 후반의 펀드매니저가 10년 가까이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소로스와 같은 방향으로 매매를 하게 되어 2주만에 엄청난 수익을 내게 됐다.

사내에선 영웅소리까지 듣게됐다.

과연 이 상황에서 회사는 그 펀드매니저에게 어떤 대우를 했을까.

정답은 "해고"였다.

물론 회사는 그에게 충분한 퇴직금 조의 보상을 해주고 내보냈다.

해고의 변(辯)이 재미있다.

갑작스럽게 너무 큰 이익을 낸 사람은 또 다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일정기간이 지나고 나면 평균수익률은 다른 사람과 크게 차이나지 않고 비슷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이 사람에게 돌아올 기회란 큰 손실일 수 밖에 없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최근 국내에서 붐이 일어났던 뮤추얼 펀드투자의 교훈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진리는 평범하고 항상 눈에 띄지 않으나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김지영 <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