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16.20원 급락했던 환율이 20일 오전 기세를 올리며 낙폭을 거의 만회했다.

달러/엔 환율의 바닥인식에 따른 반등과 역외세력의 공격적인 매수가 걷잡을 수 없는 급등세로 이끌었다.

전날에 이은 하향조정세쪽에 마음을 다소 두던 시장거래자들은 화들짝 놀라 달러사자에 나서는 등 당혹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은 혼란스런 와중에 한때 전날보다 15.70원 오른 1,313.70원까지 기록하며 기세를 높인 끝에 1,311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장 막판 환율급등세를 막기 위해 국책은행에서 적극 물량을 내놓으면서 오름폭을 줄였다.

이날 하향조정세 전망에 힘을 실어줬던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은 장중 외국계은행을 통해 크지 않은 규모로 유입됐으나 역외세력의 강력한 달러매수 위력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흡수됐다. 오후에도 달러/엔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역외매수세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거래자들이 하루 10∼20원의 변동에도 마음을 열어둔 것 같다"며 "어제만해도 1,280원을 볼 것처럼 얘기했으나 하루새 상황이 급변,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에 아직 변수가 많아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오후에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에 대한 경계감이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며 "1,305∼1,310원에서 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후에는 달러/엔이 122엔 지지여부가 1,310원 지지여부와 바로 직결될 것으로 보이며 국책은행의 매도물량과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 얼마나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며 "시장이 역외세력의 매수세로 달러가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달러/엔 환율의 바닥다지기가 끝났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 전날 뉴욕장에서 120.94엔에 마감된 바 있는 달러/엔은 도쿄장에서 강하게 튀어올랐다. 차례로 121엔, 122엔을 너끈히 뚫고 올라선 것.

시장거래자들은 이날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재무상의 최근 엔화강세를 그다지 달가와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달러/엔 급등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자들은 달러/엔의 하락이 어느 정도 조정된 것으로 보고 재반등할 것이란 인식과 조정을 더 받을 것이란 견해가 양립하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쉽게 쏠리기는 힘드나 일본 신임 총리 결정, G7 회의 등의 변수가 결정나는 이달말 이후에는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296원으로 개장했으나 직후부터 달러/엔 반등과 역외매수세, 은행권의 달러되사기 등을 타고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이 역외세력의 적극적인 달러매수에 힘입어 1,307원까지 등정한 후에 1,301/1,303원에 마감된 것에 무관하지 않은 추세. 달러매도초과(숏) 상태를 유지하던 은행권에서 달러되사기에 나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에 환율은 1,305.50원까지 올라선후 한동안 1,305원을 중심으로 횡보하다가 달러/엔이 122엔을 뚫고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1,310원을 손쉽게 탈환하고 장중 고점경신에 적극 나섰다.

외국인은 낮 12시 15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244억원, 55억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상승출발한 증시의 하락전환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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