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급락한 달러/원 환율이 20일에는 반대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외세력이 적극적으로 달러매수에 나서 환율을 전날보다 10원 이상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달러/엔 환율의 반등에 아울러 역외매수세, 은행권의 달러되사기 등이 결합돼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환율은 한때 전날보다 13.50원이나 오른 1,311.50원까지 올라섰으며 오전 11시 10분 현재 1,310.40원을 가리키고 있다.

급등세를 주도하는 세력은 역외거래자들. 뉴욕장에서 의외로 강한 매수세에 나서 1,300원을 지지한데 이어 이날 개장초부터 강한 달러매수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시장거래자들은 여전히 달러/엔을 보고 거래하는 패턴에 익숙한 가운데 의외로 역외매수세가 강하게 나오자 이에 편승하고 있다.

지난 1월 초에도 대규모의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있었을 당시 역외매수세가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을 전량 흡수, 환율상승을 이끌었던 경험을 상기하고 있다고 시장관계자는 설명했다.

업체 쪽에서는 기준율 대비 높게 형성되고 있는 환율로 인해 네고물량을 다소 내놓을 여지는 많으나 아직 결제와 네고는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2∼3억달러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던 외국인 순매수분은 아직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경향으로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이 전량 시장에서 환전되는 것이 아니라 스왑 형태 등으로 전환돼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때가 많다"면서도 "그래도 어느정도는 유입될 것으로 보여 1,310원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에서 약세를 지속했으나 도쿄장에서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타면서 121.80/121.90엔에서 거래되면서 122엔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의 구로다 하루히코 국제담당차관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한다"며 "일본 재무성의 환율정책은 변한게 없다"고 밝히고 미야자와 기이치 재무상도 "엔화가 달러에 대해 5주중 최고치까지 상승한이후 외환시장을 주의깊게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우려한다고 해석한 미국계 투자은행의 달러매수가 이뤄지고 일본계은행의 달러되사기가 이어져 달러/엔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큰 규모의 달러사자(비드), 달러팔자(오퍼)가 없는 가운데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흔들리는 것 같다"며 "기준율보다 높게 형성된 환율 등으로 업체네고가 나오고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유입 등을 감안하면 매도세도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수요없이 역외매수세에 편승해 달러사자(롱)플레이를 하기엔 부담이 된다"며 "1,310원대도 어제에 비해 많이 올라 경계감이 있어 이 선위에서 계속 거래되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고점을 본 것도 같으나 시장이 엷어 쉽게 흔들릴 여지가 많다"며 "오늘 주로 움직일 거래범위는 1,305∼1,310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296원으로 개장했으나 직후부터 달러/엔 반등과 역외매수세, 은행권의 달러되사기 등을 타고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에 환율은 1,305.50원까지 올라선후 한동안 1,305원을 중심으로 횡보했으나 이내 달러/엔의 추가반등과 역외매수 강화로 1,310원까지 내달렸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