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통신주 강세를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반도체주 약세로 내렸지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를 지속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519.97을 기록, 전날보다 5.62포인트, 1.11%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0.24포인트, 0.35% 높은 68.31을 나타냈다.

이날 종합지수는 반도체, 네트워크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지수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락출발했다. 지수가 500선을 위협받자 기관이 매수에 나섰다.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수 주문을 확대하면서 상승세를 굳혔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나스닥선물하락, 닛케이 225 등 아시아 주요 지수하락에도 국내 증시가 강세를 나타낸 것은 전날 선조정을 받은 영향이 크다"며 "나스닥과의 연동성이 작아졌다고 보긴 이르다"고 말했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0.25포인트, 0.39% 올라 63.50에 거래됐고, 코스닥선물 6월물은 75.00으로 1.50포인트, 2.04% 상승했다.

연휴를 마친 뉴욕증시가 다우 상승, 나스닥 하락 등 혼조세를 나타내며 기대했던 방향성을 제시해 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참여를 꺼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1,740만주와 1조2,671억원으로 부진했다. 코스닥시장도 거래량 3억879만주에 거래대금 1조2,056억원으로 관망세를 이어갔다.

시장관계자들은 화요일 뉴욕증시 장종료 후 발표되는 인텔 실적과 주요 경제지표를 확인하고 보자는 관망세가 장을 지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세는 통신주가 주도했다. SK텔레콤은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3% 올랐고, 한국통신은 SK텔레콤 지분 매각을 재료로 3.14% 상승하며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통신업종 지수가 3.01% 상승하며 업종상승률 1위에 올랐다.

코스닥시장도 한통프리텔, 엠닷컴,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장을 이끌었다.

현대증권 이건상 수석연구원은 "낙폭이 과대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시점에서 재료가 터져 바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볼 때 통신주가 강세를 더 끌고갈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이 AIG 자금이 유입될 거란 루머로 5.95% 올랐고, 합병주총일이 결정된 국민은행이 사흘만에 반등하며 증권, 은행 등 금융주 강세를 이끌었다.

현대차가 다임러와의 제휴 철회설이 악재로 작용하며 하락, 운수장비업종이 1.19% 내린 것을 비롯, 의료정밀, 철강및금속, 음식료품, 종금업종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외국인 매수세를 받아 0.76% 상승한 19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 국민은행, LG전자 등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다음, 옥션 등은 상승했지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은 하락해 인터넷 관련주 방향은 엇갈렸다.

전날 초강세를 보였던 메디다스, 케이디이컴, 나이스 등 의료보험증 대체 수혜주는 차익매물을 맞으며 일제히 하락해 전날 하루 상승을 마쳤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외국인은 255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주도한 반면 개인은 상승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으며 211억원을 순매수했다. 장초반 저가매수에 주력하며 2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던 기관은 오후 들어 매도 주문을 늘린 끝에 1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43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6억원과 12억원을 순매도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전날에 이어 지지부진한 장세가 이어졌다"며 "연기금 투입이 늦춰지고 있는 만큼 500선에 기댄 저가매수세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하락에도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닷새째 매수 기조를 이어갔다"면서 "연일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서서히 매도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증권 코스닥담당 임정석 연구원은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세를 유지했다는 점과 거래량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계속되는 미국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