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바이오"라는 말만 나와도 주가가 치솟았던 시절이 잠시나마 있었다.

주가 폭등후 급락의 후유증이 뒤따랐고 "무늬만 바이오"라는 비아냥으로 불신만 높아졌다.

이렇게 한국의 바이오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같지 않은 상태에서 동물용의약품 업종의 제일바이오가 코스닥 상장(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금년 5월께 증권업협회에 코스닥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제일바이오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외부의 "거품 시각"을 경계해왔다.

이런 고집때문에 1977년에 설립된 역사 깊은 바이오(동물용의약품 부문)기업이면서도 코스닥 상장을 서두르지 않았다.

동물용의약품 분야의 선도기업에 걸맞는 "내실"을 쌓은 이후에나 코스닥에 들어가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제일바이오의 강구환 상무는 "외국의 선진바이오(제약회사)기업으로부터 원료를 들여와 가공한후 판매하는 것이 한국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실상이었다"고 말했다.

과거엔 제일바이오도 예외가 아니었다.

손쉽게 적당한 마진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일바이오는 "평범한" 동물용의약품 회사로 남기를 거부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동물용의약품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지난 1990년이후 사내유보금을 지속적으로 신제품개발에 투자했다.

진짜 자기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힘든 코스"를 제발로 찾아 들어갔다.

다른 경쟁업체들로부터 힘든 길을 자초해 딱하다는 말을 한마디씩 얻어 들어 가면서 의약품원료물질을 얻을 수 있는 균주개량 시스템을 확충했다.

제일바이오는 90년대 중반께부터 성과를 거두기 시작해 현재는 효소제(발효 물질)를 일본 동남아등지에 수출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또 지난해엔 농림부로부터 가축질병 감정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동물용의약품 부문의 기술력을 공인받은 것이다.

제일바이오는 외국 제품이 판치는 가축질병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며 수입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만의 고유 기술이 쌓이면서 부가가치가 아주 높은 식품첨가제(노화방지제등) 부문의 진출도 노리고 있다.

제일바이오는 동물용의약품 업계에서 규모로 따지면 남부럽지 않은 회사다.

다국적 기업을 제외할 경우,동물용의약품 부문에서 최대의 발효설비(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발효설비는 균주를 배양해 항생제 성장촉진제 영양제같은 동물용의약품을 대량 제조하는 설비다.

제일바이오의 본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으며 생산설비는 경기도 안산시 산업단지에 두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외길 CEO=제일바이오의 심광경 대표(64)는 평생 동물용의약품 분야에서만 활동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수의과를 졸업하고 다국적 기업인 한국화이자에서 잔뼈가 굵었다.

70년대 동물용의약품 토종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할때 심대표도 창업을 선언했다.

한국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제1세대로 볼 수 있다.

기업의 내부 자금만 고집하는 바람에 제일바이오에는 벤처캐피탈 자금이 들어오지 못했다.

심대표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60%정도다.

<>생명공학 제품 매출확대가 관건=메리츠증권의 이종오 주식인수팀 심사역은 "고부가가치 생명공학제품(효소제및 진단키드)의 매출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날지 여부에 성장성이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제일바이오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자체 개발 제품의 비중은 10%정도이다.

(02)586-0482

양홍모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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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개요 >

<>설립=1977년1월
<>업종=동물용의약품 제조
<>자본금=28억원
<>매출액(2000년)=1백71억원
<>순이익=5.8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