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대내외여건이 안정세로 접어든 가운데 1,310∼1,34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향방의 열쇠는 여전히 달러/엔 환율이 쥐고 있다. 정부와 외환당국이 현재의 환율 수준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도 주된 변수다.

◆ 반등과 조정 ''사이'' =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급등락의 가능성은 완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커다란 파동을 주도했던 제반여건들은 자체적인 소화과정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특히 달러/엔의 안정이 달러/원 환율하락에 기여했으며 국내외 증시 역시 반등에 가까운 안정세를 찾았다.

이번주에는 그동안 조정과정에서 축적되고 있는 에너지가 어느 쪽으로 발산될 것인 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번주에도 달러/엔 바라보기(One factor & Dealing)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조정이 지속될 지 아직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급락 이후의 재반등을 두고 조정이 끝나면서 바닥을 찍고 상승계기를 마련했다는 의견과 일시적 반발에 불과할 뿐 조정은 더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가 양립해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차트상 엔화는 조정이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미 오닐 재무부 장관의 발언, 동남아 국가와의 관계 등을 감안하면 쉽게 한쪽으로 쏠릴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일본경제의 전반적인 상황 등을 감안하면 엔화약세 추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조정이 끝나고 추가 상승하게 되면 이번에는 130엔을 바라볼 것 같다"면서 "달러매수에 미련을 두고 있는 세력들로 인해 환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유럽과 미국이 부활절 연휴를 마친 주 중반 이후에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이며, 달러/원 환율도 이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주에는 달러/원이 달러/엔과 연결고리가 많이 끊겼다"며 "이번주 중반께는 더욱 느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달러/엔 기조도 더 이상 오르기 어렵고 국내외 증시 호조로 향후 수급장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시장심리는 ''안정적'' = 지난주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은 공황에 가까운 심리를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대외여건들도 안정적으로 흐르면서 이같은 심리안정을 도왔다.

적극적으로 ''달러매수''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국의 개입경계감은 다음주에도 여전히 시장에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주 초와 같이 큰 규모로 외환보유고를 쏟아붓는 직접개입은 완화될 전망이다.

진념 부총리는 "외환보유고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선물환시장 활용 등 대외충격 완충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외환보유고 투입은 시장이 공황심리를 나타내거나 원화투기조짐이 있을 때를 전제로 한다"고 명확한 지침을 밝혔다.

달러/원이 1,360원대로 폭등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재연되지 않는다면 외환보유고 투입은 자제하고 ''속도조절''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국과 엔화 환율을 보는 ''눈치보기'' 장세가 진행되면서 조심스런 거래패턴이 예상된다. 역외세력과 업체들이 일방적인 달러매수심리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앞으로 위쪽이냐 아래쪽이냐를 놓고 조심스레 관망하면서 거래자들이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업체들의 저가인식 매수세가 여전하다"면서 "달러/엔이 뜨면 역외세력이 달러사자에 나서 환율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수급은 ''중립'' = 이번주에는 두드러진 수급요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 환율이 굽락하자 업체들은 물량내놓기를 꺼렸다. 또 급한 결제수요도 어느정도 마무리 돼 일부 저가인식 매수만 소규모로 이뤄졌다.

이번주에도 수급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예상된다.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 보유물량을 푸는 업체가 점차 늘어날 것이나 환율 상승심리가 잠재돼 있어 현재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주에는 수급상으로 매수와 매도가 팽팽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면에서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의 주식매수에 나선 외국인의 동향도 주목거리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대규모 주식매수는 대부분 삼성전자에 치우쳐 해외DR(주식예탁증서) 등과 관련돼 외환시장에는 공급이 잘 되지 않는다"며 "주식자금 공급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