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사흘째 상승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및 차익매도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뉴욕증시가 금요일 휴장에 들어간데다 주말을 앞두고 거래는 한산했다.

13일 종합지수는 나스닥지수가 62포인트 오르는 등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는 소식에 520선에 육박하며 출발했지만 20일 이동평균선에서 강한 저항을 받으며 소폭 등락을 거듭했다.

이후 휴장을 앞둔 전반적인 관망세 속에서도 뉴욕증시 강세에 기댄 매수세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경계성 매물이 매매공방을 벌이며 혼조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1.89포인트, 0.37% 상승한 516.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상승 출발 뒤 상대적으로 활발한 거래속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장후반 단기투자자들이 보유물량을 정리하면서 오름폭을 줄여 68.62를 기록, 0.30포인트, 0.44% 올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 상승으로 외국인이 현물 매수세를 이어갔지만 선물시장에서 대량 매도에 나서며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돼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며 말했다.

투자자들이 미증시 부활절 연휴와 주말을 앞두고 한발 물러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억4,689만주와 1조2,630억원으로 전날에 비해 부진했다. 거래소 은행, 증권 등 대중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단기투자자들이 코스닥 개별 종목이 이동해 코스닥은 거래량 3억6,832만주에 거래대금 1조3,313억원으로 거래소를 앞질렀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외국인이 계약을 순매도해 0.05포인트, 0.07% 하락한 64.15을 나타내며 백워데이션 상태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이 743억원 출회되며 추가 상승을 가로막았다. 프로그램 매수는 125억원 유입됐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사흘간 프로그램 매물이 4,000억원 이상 소화됨에 따라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바닥난 상태"라며 "이는 선물시장이 콘탱고로 전환할 경우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68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상승을 주도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80억원과 42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선 기관이 모처럼 큰 폭 매수우위를 보이며 8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6억원과 17억원을 순매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사흘째 급등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가 외국인 976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1.25% 상승한 20만3,000원으로 20만원대를 다졌다. 코스닥의 심텍, 유니셈, 피에스케이 등도 함께 올랐다. 반면 현대전자, 아남반도체, 케이씨텍, 신성이엔지, 서두인칩, 주성엔지니어링 등은 하락, 반도체 관련주의 방향은 엇갈렸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도 장후반 상승 대열에 동참하며 지수 상승을 도왔고, 흑자로 돌아선 LG텔레콤도 상승했다. 이밖에 하나로통신은 오르고 한통프리텔, 엠닷컴 등은 내렸다.

포항제철은 실적악화 우려로 나흘 연속 내렸다. 현대전자, 한국전력, 삼성전기 등이 하락했다. 합병재료가 소진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도 각각 0.37%와 0.67% 내리며 은행주 하락을 주도했다.

대우건설의 리비아 미수금 회수를 재료로 대우건설, 대우, 인터내셔날, 중공업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대우그룹주가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현대중공업은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미국법인 HSA에 대한 구매보증이 악재로 작용하며 하한가로 추락했다. 반면 현대건설과 상사가 상한가를 채우는 등 현대그룹주가 장후반 강세를 보였다.

야후가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으로 상승했다는 소식에 강세로 출발한 다음, 새롬기술 등 인터넷 관련주는 반짝 상승 뒤 내림세로 장을 마쳤다.

주가조작 조사를 받고있다는 소식에 IHIC가 하한가로 급락했지만 다른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대신증권 나 팀장은 "나스닥지수가 하방경직성을 확보, 2,000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며 환율도 안정추세에 있는 만큼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520선만 넘어선다면 550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LG의 황 팀장은 "나스닥선물은 거래되지 않았지만 시간외거래에서 실적을 발표한 기술주가 하락했다는 소식이 국내증시 상승폭을 제한했다"며 "다음주에도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미국시장의 안정을 확인하고 투자에 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