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3년 내에 18조원의 연기금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도록 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놓고 찬반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연.기금들이 안전한 국공채에만 투자하고 있어 "수익성과 안전성의 조화"라는 자산운용의 기본원칙이 무시되고 있다는 게 찬성론자들의 논리다.

반대론자들은 연.기금은 국민 복지를 위한 최후의 안전판인 만큼 위험자산(주식)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기금 주식투자 현황=지난 2월말 현재 우리나라 연.기금은 총 60개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백60조원.증시 부양책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국민,사학,공무원,군인 등 4대 연.기금의 운용자산 규모는 78조원에 달한다.

이 중 61조원이 금융상품에 투자돼 있고 주식 투자 규모는 직.간접투자를 합쳐 6조8천억원이다.

주식시장에서 연기금 보유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1%정도다.

미국 24%, 영국 33%, 네덜란드 13% 에 비해 격차가 크다.

<>연기금 주식투자 얼마나 늘리나=연기금 주식투자 규모 확대방침은 지난 2월 김대중 대통령과 증권사 사장단의 오찬간담회에서 발표했다.

현재 6조8천억원 수준인 주식보유 잔액을 향후 2~3년 내에 25조원 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계획의 골자였다.

이렇게 되면 4대 연.기금의 보유자산 대비 주식 비중은 지금의 11% 안팎에서 20%정도로 늘어난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정부는 이런 계획에 따라 올해 4대 연.기금에서 3조8천억원, 그외 연.기금에서 2~3조원을 추가로 증시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확대 찬성=찬성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연.기금의 자산운용이 비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상품은 기본적으로 "고위험-고수익, 저위험-저수익"이라는 구조를 갖고 있다.

고수익 상품과 저수익 상품, 고위험 상품과 저위험 상품을 조화시켜야 적정한 수익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연.기금은 저위험-저수익에 편중돼 있다는 시각이다.

이같은 투자행태는 달성 가능한 수익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자산운용자가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에 빠진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식시장 발전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상황에 따라 춤추고 조그만 외부충격에도 급변동하고 있는 것은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낮고 외국인과 일반인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장기.안정적인 투자패턴을 구사하는 연.기금과 보험회사의 투자가 늘어나야 주식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투자확대 반대=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노후생활에 대비해 매달 꼬박꼬박 적립하는 사회보장적 기금이고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도 마찬가지 성격이다.

이런 특성을 감안할 때 위험도가 높은 주식투자는 최대한 삼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주식투자 확대 계획은 향후 증시에 대한 정확한 전망에 바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가 추세적으로 하락하면 대규모 투자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아울러 연.기금의 자산운용은 각각의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돼 있는데 정부가 나서는 것은 월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