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 하나 팔아야 하나" 주가가 일정한 방향 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도데체 감을 잡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증권사 시황 분석가들조차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해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져가는 양상이다.

지난 4일 500선 아래로 폭락했던 국내 증시는 6일 급상승,500선을 회복하며 일말의 안도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다시 하락하자 9일엔 다시 5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10일 역시 전날 미국 증시가 소폭 반등했다는 소식에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5백선 언저리에서 공방을 계속하다 슬금슬금 밀려 버렸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종합주가지수가 500선을 둘러싸고 지루한 답보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지수는 480~520선의 박스권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급락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 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얘기하는 전문가들은 <>환율시장 불안 <>수급불균형 <>해외시장 불안 요인 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반면 다른 분석가들은 외부 악재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는데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연기금의 지수방어 △미국 유럽의 금리인하 전망 등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가져야=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증시와 환율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들이 다시 ''팔자''로 돌아서 수급구조마저 흔들리고 있다.

주가지수 500선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는 등 악재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현금비중을 높여가는 보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단기에 그칠 성격이 아니다"며 "한국시장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비해 하락폭이 작기 때문에 외국인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섣불리 대응하기 보다는 추세의 전환을 확인할 때까지 쉬는게 바람직하다"며 "반등시 매도해 주식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득수 신영증권 부장은 "단기 낙폭이 과대해 가격메리트가 있는 지수대이지만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에는 주변 여건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장기 투자자의 경우 주식을 파는 것보다 사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에 급락했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데다 연기금의 증시투입도 예정돼 있어 주가의 급락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지수가 추가 하락하기보다는 박스권(490∼530)내에서 바닥을 다져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수가 바닥을 탈출할 호재를 찾기는 어렵지만 하방경직성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하,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연기금의 주식매수 등이 반등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투자전략=여유 자금이 있는 투자자의 경우 과매도권에 있는 업종 대표주와 외국인이 선호하는 우량주 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 이상고온에 따른 혹서 수혜주,음식료·가스 등 경기방어주 등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특히 환율 등 ''외풍(外風)''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종목군과 그렇지 않은 종목군 간의 차별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외풍에 대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단기 낙폭이 과대한 종목군은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자율적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