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미국 나스닥시장의 급등에 고무돼 8일만에 힘차게 반등했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대내외 요인이 여전히 불투명한 점을 들어 "큰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스닥시장이 "지수 1600선 붕괴"라는 상황은 모면했지만 이달중 주요 기업들의 잇딴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란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된 지난 99년 중반 이후 지수 조정기간의 하락률과 이격도 등 기술적 지표와 그 이후의 반등기 주가추이를 분석해 보더라도 말그대로 ''기술적 반등''에 그쳐 반등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7일연속 하락했던 조정기를 맞은 것은 최근(3월27일∼4월6일)까지 모두 네차례였다.

최근의 4조정기중 코스닥지수는 71.56에서 64.34로 떨어져 하락률은 11.58%를 기록했다.

이전의 세차례 조정기간 지수하락률은 22.64∼34.92%에 달해 이보다 낙폭이 컸다.

또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4조정기가 24.7%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최근 코스닥지수가 7일 연속 하락하기는 했지만 아직 하락세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최근의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나 환율급등 등 대내외여건을 고려할때 의미있는 조정을 거쳤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격도(지수와 20일이동평균지수와의 차이)도 90.81%(지난 4일종가 기준)로 과거 저점에 비해 낮아 가격메리트를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낙폭과대''가 아니다=혹독한 조정 후의 낙폭과대는 반등의 최대 모멘텀이 됐다.

지난해 3월7일 연속하락으로 코스닥지수는 22.64% 떨어졌다.

이 기간 나스닥지수가 ''닷컴의 거품론''에 휘말리며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반전한 게 계기가 됐다.

그러나 제1조정기는 첨단기술주의 수익모델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기술적 반등세에 그쳤다.

제2기(2000년 5월중순)와 3기조정기(12월 말)는 나스닥폭락과 현대유동성위기 등이 불거져나오며 시작됐다.

지수연속하락 일수가 9일과 7일을 기록했으며 하락률이 각각 34.92%와 25.79%에 달했다.

이 당시 코스닥지수는 증시여건개선보다는 ''낙폭과대''를 재료로 V자형 반등추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가 상승전환 후 각각 47%와 6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뉴욕증시의 불안정과 환율변수를 비롯해 국내 제반증시요건은 과거 조정기때보다 훨씬 불안한 양상"이라며 "최근 지수하락률만 놓고 볼때 가격메리트가 부각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더구나 낙폭과대를 가늠케 하는 이격도도 90%대로 과거 저점의 70%대에 비해 크지 않은 상태로 지적됐다.

◇향후 증시전망=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향방이 최대 변수다.

나스닥은 잇단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김분도 연구원은 "나스닥시장이 안정세를 띠거나 반등의 연속성이 나타날때까지 코스닥시장도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실적발표와 함께 4월 말께 미국 1·4분기 국민생산지수가 발표된 후 나스닥과 코스닥시장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