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외환시장은 당국의 물량 개입으로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원화환율은 하루종일 가파르게 출렁거리다가 결국 1천3백40원대에서 ''불안한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약 5억달러 이상의 달러화를 시장에 내다팔며 환율을 끌어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금리도 휘청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동결을 밝혔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급등락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더라도 엔화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춤추는 원화환율을 근본적으로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속도 조절은 할 수 있겠지만 엔저에 따른 원화환율 상승 추세를 뒤집어놓지는 못할 것이란 얘기다.

◇폭등락 거듭한 외환시장=이날 원화환율은 일단 폭락세로 출발했다.

원화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보다 25원20전 낮은 달러당 1천3백4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당국이 외환시장 직접 개입을 선언한 데다 엔화환율이 반락하고 미국 나스닥이 8.92%나 폭등한 데 따른 것이었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환율이 1천3백41원까지 폭락한 것도 힘이 됐다.

그러나 일본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으로 엔화환율이 다시 뛰고 수입 결제자금용 달러화 매입세가 일자 원화환율은 오전 11시30분께 1천3백58원50전까지 폭등했다.

바로 이때 시장엔 국책은행과 외국계은행 등을 통해 2억달러 가량의 달러화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시장에선 당국의 직접 개입이 시작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자 원화환율은 다시 방향을 틀어 떨어졌고 달러당 1천3백44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후들어선 시장 개입이 더욱 노골화됐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3억달러 정도의 정부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원화환율은 1천3백40원대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당국의 시장 개입이 일단 환율 폭등세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성공했다"면서도 "시장수급상 여전히 달러화 수요가 많고 엔화환율과 나스닥 등 외부 변수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환율 안정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딜러는 "정부의 물량 개입이 시장에 잠재된 달러화 매수심리를 바꿔놓을 순 없다"며 "오히려 원화환율의 일시적 하락이 저가 매수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시장도 출렁=채권수익률은 정부 개입에 따른 환율안정 기대심리로 장초반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한은의 물가불안 경고와 예보채 입찰 등 물량 부담으로 다시 급등하는 등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채권시장에선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선언으로 개장 전부터 수익률이 급락(채권값 급등)했지만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했다.

게다가 전철환 한은 총재가 금통위 회의 직후 ''물가 5%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돼 수익률이 오름세를 탔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29%포인트 낮은 연 6.41%까지 떨어졌다가 6.55% 선으로 다시 올랐다.

이날 채권시장은 환율보다는 시장 수급과 물가 등 다른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받는 모습이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