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선물이 뉴욕증시 폭락, 달러/원 상승 등 대외 악재에 금융정책협의회 결과에 실망감이 더해지면서 이레째 내림세를 탔다.

뉴욕증시에서는 기업 실적 악화 우려가 증폭되면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9,500과 1,700선이 붕괴됐고 국내 파급 효과가 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또다시 연중최저치를 깼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반도체 통신주를 중심으로 연중최고인 1,774억원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주도, 종합지수는 500선이 무너지며 전날보다 9.57포인트 낮은 493.69로 마감, 28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4일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62.75로 시작한 뒤 종합지수 약세로 61.60까지 빠졌지만 금융정책 협의회에서 증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반등, 62.60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금융정책협의회에서는 연기금 투입, 배당소득 세금 혜택 등 증시 부양을 위한 조치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반가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후 들어 전날 주춤했던 달러/원 환율과 금리가 재차 급등하면서 반등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실망 매물이 더해진 6월물은 전날보다 0.85포인트, 1.35% 하락한 61.95으로 연중최저치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200지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전력이 나란히 사흘째 약세를 보이면서 전날보다 1.20포인트 빠진 61.42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전날 0.18수준이던 시장베이시스가 확대돼 엿새째 콘탱고상태를 이어가며 프로그램 매수세를 이끌어냈다.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는 0.53이고, 이론가 대비 괴리율은 마이너스 0.27%이다.

대우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시장베이스시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매수차익거래잔고가 신고분만 4,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선물시장에서 비중을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도 전체매매에 12% 이상 가담하면서 나흘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부분 매도포지션을 정리하는 환매수로 집중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264계약과 69계약을 순매수한 반면 은행 142계약, 증권 894계약, 투신 467계약 등 기관은 매도에 치중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이 482억원, 비차익이 445억원 등 927억원 유입되며 지수의 추가하락을 저지했다. 매도는 차익 14억원, 비차익 150억원 등 164억원이 출회됐다.

시장관계자들은 나스닥지수 1,700선이 손쉽게 무너져 저점 확인이 불가능하게 됐고 증시활성화대책도 약효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이종원 연구원은 "주요 지지선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혹시나 하는 심리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반등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여건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기술적 반등조차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전저점인 61.15가 1차적인 지지선으로 작용하겠지만 지지선 설정자체가 의미가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