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덕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이 3일 오전 최근 환율동향에 대해 공식적인 브리핑을 했다.

김국장은 최근 원화의 급격한 절하현상은 일본 엔화 절하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 뒤 "엔화와 원화의 환율이 어느 정도 연동돼 움직이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경제상황이 다른만큼 똑같이 움직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엔화 환율 동향에 따라 원화를 거래하는 것은 바람직한 거래패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외환 딜러들 사이에 원.엔 환율이 10대1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외환위기 전에는 7대1,8대1인 상황도 많았다"면서 고정관념을 깨뜨릴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김국장의 주요 발언 내용.

-우리도 (원화 환율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원화가 단기간 내에 급속하게 절하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엔화 약세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절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되면서 원화 뿐 아니라 싱가폴 달러 태국바트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동남아 환율이 전체적으로 절하압력을 받고 있다.

유로도 금년들어 절하폭이 크다.

미국과 일본 경기가 안좋아 엔화가 추가 약세로 갈 가능성 많다고 해서 세계 모든 통화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또 미국과 일본의 정책당국자들이 엔약세를 용인하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양국 당국간에 엔약세를 용인한 것 같지는 않다.

지나친 엔화 약세는 미국이나 일본경제에 별 도움 안된다.

미국도 연간 무역적자가 4천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엔화가 약세를 보여도 엔 뿐 아니라 다른 통화도 절하되기 때문에 일본 수출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만 더 불안하게 할 것이다.

지나친 엔약세에 대해선 일본당국도 우려표명하고 있고 마닐라프레임이나 외국 세미나 등에서 일본당국자들 만나보면 지나친 엔화약세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조치를 취할 태세가 돼 있다고 얘기하더라.

-전체적으로 심리적 불안요인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경제만 놓고보면 비교적 미.일 경제의 전망치보다는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1,2월에 많이 들어왔고 3월들어 주춤하고 있지만 갑자기 빠져나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같은 수급상황이나 경제체질을 볼 때 원화가 엔화를 따라서 절하될 이유는 많지 않다고 본다.

오늘 환율은 조정을 받고 있다.

5원정도 떨어지고 있다.

시장의 지나친 불안심리가 어느정도 진정되고 미.일이 나름대로 적극적인 안정노력을 한다면 우리 원화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도 미.일 당국과 여러가지 협의를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해달라.

-무역수지로만 보면 금년에 상당히 좋다.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되긴 했지만.작년 1.4분기엔 4천만불(4억불?) 흑자였지만 금년엔 23억달러 흑자다.

외환의 추가공급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주식자금도 많이 들어왔고 급격히 빠질 기미도 없다.

NDF거래량도 많이 늘고 있다.

외환시장 거래 규모 커졌고 거래형태도 다양화됐다.

그런 측면에서는 외환시장 성숙도에서 상당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NDF거래량이 일평균 작년 4억불에서 금년 5억불을 넘어섰고 일평균 외환거래량도 31억불에서 35억불로 많아졌다.

외환시장 폭과 깊이가 심화됐다.

-작년 한 때 원화가 너무 움직이지 않는다고 딜러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는데 그 때는 우연히 수급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변동성이 많이 커졌다.

아시안 시장 일평균 변동폭과 거의 같이 가고 있다.

-원엔환율은 10대1이라는 고정관념(그래야 수출경쟁력이 생긴다는 등)이 있다.

딜러들도 그런 것을 의식하고 거래한다.

그러나 이는 외환위기 이후에 그렇게 된 것이고 그 전에는 8대1,7대1 수준이었다.

그리고 99년에도 3개월 동안 10대1 이하로 간 적있다.

지금 외환시장이 엔화와 연동돼 움직이고 있는데 꼭 그런 공식(10대 1)에 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엔화가 저렇게 움직이고 다른 통화도 움직이고 있는데 원화만 움직이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경제기초 측면에서 일본과 우리는 상당히 다르다.

일본 엔화 동향에 따라 거래하는 패턴에 대해 당국으로선 합리적인 거래행태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동안 일부 언론을 통해 외환시장에 몇가지 구두 statement를 한 적 있지만 지나치게 원화가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 당국으로선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필요하다면 수급조절정책 등 대응책을 강구할 수 있다.

-오늘 미소구치 일본 외환국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엔화가치의 급절하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소구치는 "엔이 계속 약세가야할 새로운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엔이 지나치게 약세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변동환율제 하에서 (환율이) 일방적으로(일방적인 방향으로) 계속 갈수는 없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변동할 수 있다는 것을 수출입업자에 교육하는 효과가 있다.

환율로 차익을 챙기겠다는 자세는 수출입업자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일반기업은 환율에 대해 리스크 헷지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환율변동으로 이익을 실현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오늘 외환시장에 대해 말하는 것은 당국도 우려하고 있지만 기자들도 같이 공유하고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조해 달라는 취지다.

외환시장이 불안하니까 금리 선물시장도 안좋고 여러가지 다른 부정적인 임팩트도 주게된다.

우리나라도 문제 많지만 다른 곳에 비해 잘하고 있는 것 아니냐.꼭 엔화를 따라야할 근거가 없다.

-엔화가 저렇게 무한정 약세로 가는데 대해 여러나라 당국이 팔짱끼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일 (엔 약세를) 양해한 적이 없고 구조조정을 빨리하는 등 다른 부문에서 일본 경제 회생방안을 찾기로 한 것으로 듣고 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