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원지 생산 업체인 동일제지는 제지업종 가운데 대표적인 실적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7백25억원,당기순이익은 1백23억원이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 99년 한시적으로 발생했던 골심지 임가공 매출이 줄어들어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주력 부문인 이면지 매출은 크게 늘었다.

특히 순이익 증가율은 자그마치 7백64%에 달했다.

회사측이 2∼3년 동안에 올릴 실적을 한 해에 달성했다고 자평할 정도로 돋보이는 장사를 했다.

이 회사 정충세 부장은 "안정적인 관계사 매출과 원료인 고지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율 개선 등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며 "99년 말 인상된 제품가격이 지난해 강보합세를 유지한 것도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동일제지의 관계회사에 대한 매출은 약 55%.태림포장 월산 태성산업 등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이들 회사가 ''캐시 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지만 주가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증권사들이 적정주가를 1만원 이상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내놓아도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벗어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안정성은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제지업종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말 설치가 완료된 콘디벨트 시스템(압축건조방식 설비)이 ''안정성'' 외에 ''성장성''이라는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이면지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표면지를 고가의 펄프 대신 저가의 국산 고지만으로 만들 수 있게 한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이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재 주력 생산품인 이면지가격은 ?당 35만∼36만원선이지만 표면지는 47만원 수준으로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환율이나 국제 펄프가격 변동에 영향을 덜 받는 것도 이점이다.

동일제지 이상기 차장은 "설비투자가 완료돼 자금사정이 호전되고 있다"며 "올해 수익 중 상당 부분을 부채 상환에 써 부채비율을 더욱 낮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올해 매출액을 7백20억원,순이익은 30% 늘어난 1백60억원으로 추정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안상희 책임연구원은 "올해 골판지 원지가격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동일제지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외형 성장과 실적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