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가 해외전환사채(CB) 5천만달러 상환(풋옵션)을 1년 연기하는 대신 주식 전환을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한데 대해 증권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7백억원대의 현금상환 부담에서 벗어난 만큼 투자위험이 해소됐다고 보는 입장과 대규모 주식 물량으로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현대증권은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반면 삼성과 KGI증권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등 서로 엇갈린 분석을 내놓았다.

현대증권은 2일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투자위험요소의 감소와 1·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투자등급을 ''시장평균수익률(Market Perform)''로 상향조정했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30일 채권자회의에서 전환사채 풋옵션 행사시기를 1년 후로 연기함에 따라 재무위험이 사라져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집중단속으로 1·4분기 잠정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80∼1백% 증가한 99억∼1백10억원으로 추정되며 메디슨 및 계열회사의 동사지분 매각완료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증권과 KGI증권은 전환사채 연장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이 주요 변수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증권은 이날 기업탐방보고서를 통해 전환사채 현금상환 리스크는 줄었으나 전환가격조정에 따른 물량부담이 여전해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이하(Market Underperform)''로 유지했다.

양철민 애널리스트는 "전환가격이 5천원으로 조정될 경우 총 발행주식수의 23%에 해당하는 1천1백여만주가 주식으로 전환돼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GI증권도 기업코멘트를 통해 한글과컴퓨터의 투자등급에 대해 기존 ''매도(Sell)''의견을 유지했다.

유제우 애널리스트는 "해외전환사채 5천5백만달러 상환연기로 단기 유동성 위기에선 벗어났으나 1천4백44만주에 달하는 주식전환 물량부담과 불투명한 영업전망을 들어 주가상승시 매도할 것"을 권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