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전고점을 가뿐히 넘어 1,330원대까지 올라섰다. 전날보다 무려 10원이상 올라 과도하게 올라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조금씩 오름폭을 축소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의 구두발언은 환율급등을 잠시 주춤거리게 만들었지만 시장의 ''달러사자''심리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달러/엔 환율이 124엔을 넘어서면서 급격한 오름세를 타고 1,330원을 넘어섰다. 장중 한때 1,331.00원까지 도달해 지난 98년10월22일 장중 1,332원을 기록한 이래 29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달러화는 오전 11시 14분 현재 전날보다 10.00원 오른 1,328.60원을 가리키고 있다.

1,330원을 넘어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달러/엔 환율.

달러/엔 환율은 됴쿄시장 개장초반만 해도 123엔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가 했으나 외환당국자들의 엔화약세 발언이 급등을 초래했다.

하야미 일본은행 총재는 "일본 경제가 정체상태에 이르렀고 물가하락 압력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으며 적절한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아소 타로 장관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 정부내의 몇몇이 엔화 약세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것을 고려했지만 그들은 그 문제를 포기했다"고 말해 엔화약세를 부추켰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은 22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4.40엔까지 급하게 기울었다. 이미 1차 저항선인 124.33엔까지 넘어서 이날중 125엔대까지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수급도 꼬여있는 상황이다. 달러를 사려는 사람은 환율급등에 대한 우려로 계속 사고 팔려는 사람 또한 상승기대감으로 달러를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메이저 정유사는 비롯 공기업 등 업체들의 수요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며 역외매수는 1,330원을 넘어서자 매수는 일단 멈춘 상태다.

이날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충분한 외환보유고, 외채수준, 역외 NDF의 순매수 포지션 규모등을 감안할 때 시장분위기 반전에 대비한 기업등 시장참가자들의 합리적인 매매가 필요한 시점"이라모 말했다. 또 "정부는 외환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있으며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해 환율 급등심리를 추스리고자 했으나 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재경부 발언이 환율급등을 멈춘 것이 아니라 너무많이 올라서 추가로 달러를 사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뿐"이라면서 "수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하나 지금 패닉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수급이 절대 균형을 이룰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자본유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에서 달러/엔 환율이 125엔까지 올라서게 되면 1,340원도 바라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화는 아시아 통화가운데 절하폭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