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악재를 잠재웠다. 다우존스지수는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9,900대를 회복했고 나스닥지수도 다시 올랐다.

27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60.01포인트, 2.68% 상승한 9,947.54로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182.17로 전날보다 29.48포인트, 2.56%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972.54를 기록, 53.75포인트, 2.80% 올랐다.

내구재주문이 2월에도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개장전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항공기와 자동차를 제외한 내구재주문은 2.6% 줄었다. 그러나 지난 1월 내구재주문 확정치 7.3%에 비해서는 감소세가 누그러진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요 지수는 비틀거리며 거래를 열었다. 그러나 오전 10시에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을 기분좋게 깨트리면서 지수를 받쳐올렸다.

뉴욕에 있는 민간연구소 컨퍼런스 보드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17.0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이전 5개월 연속 내리막에서 벗어났으며 지난 2월 확정치 109.2를 큰 폭 웃돌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 전역의 5,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에 주요 변수로 참고되는 소비자신뢰지수가 악화되기를 기대해왔다. 경기둔화 및 증시약세에 따라 소비자신뢰지수가 떨어지면 FRB가 더욱 과감하게 금리를 낮출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날 뉴욕증시는 호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그린스펀 FRB의장의 이날 오전 미국기업경제학회 연설에서는 예상된 대로 미국 경기 및 금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악재로는 우선 통신용 반도체업체 비테세가 월요일 장 종료후 회계년도 2/4분기 주당순이익 전망을 다시 50%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달 들어 두번 실적전망을 하향한 것. 비테세 주가는 14% 이상 하락하면서 자일링스, 아날로그 디바이씨즈 등 반도체주를 끌고 내렸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세에 머물다 막판 나스닥지수의 스퍼트에 동승, 0.62%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상승반전, 2.4% 올랐다.

스웨덴 이동통신장비 및 단말기업체 에릭슨은 비용절감을 위한 3,000명 감원계획을 발표했고 핀란드의 경쟁업체 노키아도 통신사업부에서 300~4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릭슨은 15% 급등했고 노키아도 1% 가까이 올랐다.

또 매직 쉐프 등 브랜드로 가정용품을 제조하는 메이텍은 이번 분기 매출 둔화로 기대수익을 충족하지 못하겠다고 예상했다. 메이텍 주가는 1.2% 내렸다. 이밖에 S&P로부터 신용등급 부적격 하향 경고를 받은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2.4% 하락했다.

상승세는 금융, 유통, 소비재, 유틸리티, 운송, 에너지, 제약, 컴퓨터,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 모든 업종으로 확산됐다.

한편 워런 버핏은 이날 런던에서 "미국 주식에 관심 없다"며 "주식이 제 가치보다 값싸지면 사겠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