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3일연속 순매수행진 보였다.

외국인은 26일에도 6백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3일(1천5백6억원)에 비해 순매수 규모는 줄었지만 최근들어 3일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뮤추얼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펀드와 아시아퍼시픽펀드도 환매에 시달리고 있다.

환매가 일어나면 보유주식을 파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도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팔기는 커녕 오히려 주식을 순매수하는 상반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엔화약세와 일본제로금리를 활용한 ''엔캐리(Yen-Carry)트레이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주가상승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단기투기성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으로 돌아서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일부에서는 최근 며칠 동안의 순매수추이를 보고 단기투기성자금이 상륙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매력을 느끼는 자금들이 반도체경기가 회복되는 기미를 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외국인 자금의 성격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매수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뮤추얼펀드 동향과 외국인 매매태도=지난 15일부터 21일사이 미국의 뮤추얼펀드(주식형)에서는 62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올들어 주간단위 최대 규모다.

한국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펀드는 9천6백만달러가 환매됐다.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이머징마켓펀드도 2억6천3백만달러나 빠져 나갔다.

그러나 국내 상장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는 약간 다르다.

외국인은 지난 1월과 2월에 각각 2조7천억원어치와 3천6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달들어 지난 21일까지는 1천7백억여원의 매도우위을 보였다.

이런 태도는 지난 22일부터 달라졌다.

22일 2백96억원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순매수규모를 1천5백6억원으로 늘렸다.

순매수행진은 26일에도 지속됐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부활=뮤추얼펀드의 환매가 나타나면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한다.

또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추세여서 외국인이 섣불리 신규자금을 들여왔다간 환차손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최근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엔화약세및 일본의 제로금리를 활용한 엔캐리트레이드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란 일본에서 제로금리(0%)로 자금을 빌려 한국증시등에 투자한뒤 단기차익을 챙기고 다시 일본에 자금을 갚는 매매방식을 말한다.

지난 1월 일본엔화가 약세를 보일때 엔캐리트레이드자금이 밀물처럼 밀려와 국내주가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현상이 최근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일부의 분석이다.

임송학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엔캐리트레이드는 보통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의해 주도된다"며 "미국에서 뮤추얼펀드에 가입했던 연기금이 헤지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점에 미뤄 단기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다시 상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최근 3일간의 순매수 추이만을 보고 엔캐리트레이드자금이 유입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지분율 57%를 중심으로 매수와 매도패턴이 변하고 있는 만큼 최근 며칠간의 삼성전자 순매수를 놓고 지나치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자금중 80%는 3년이상의 중장기 투자자금"이라며 "이들이 3월초에 주식을 팔았다가 반도체 경기의 회복기미와 더불어 다시 삼성전자를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