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총에서는 경영부진과 주가하락을 질책하는 소액주주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이날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주총현장에서는 출자전환문제나 부채비율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회사측과 주주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올 주총에서는 대우전자등 일부 기업들이 소액주주 대표를 잇따라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상장기업들중에서는 1백26개사가 정기주총을 개최했고 코스닥에서는 1백53개사가 주총을 열었다.

12월말결산 법인의 무더기 주총은 이날이 마지막으로 주총열기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아직까지 주총을 못열고 최대한 일정을 미루는 기업들중에서는 ''문제기업''이 적지 않게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전자.중공업=전경련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 대우전자 정기주총에서는 국내 최초로 소액주주 운동가출신인 임용재씨가 사외이사로 선입돼 눈길.임씨는 "앞으로 소액주주를 배제시키고 있는 현 이사회의 독주를 견제하겠다"고 일성.이날 대우전자주총에서는 수권자본금을 5억주에서 6억주로 늘리는 것과 관련,소액주주들간 의견이 대립돼 표대결을 벌이기도.

한편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대우조선공업의 주총은 회사와 소액주주들이 열띤 공방을 벌이며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소액주주측은 "현재 자본잠식상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안에 출자전환문제를 해결하라"고 독촉했다.

이에 대해 신영균 대표이사는 "채권단과 깊이 의논하겠지만 워크아웃상태라 확답을 드릴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날 통과된 이사보수등에 대해 한 소액주주는 "올연말 이익이 나면 주주들이 모금을 해서라도 보수를 줄테니 당장에는 보수한도를 줄이라"고 일침을 놓아 눈길을 끌었다.

◇대성산업=서울 성동구 마장동 서울도시가스 사옥에서 열린 대성산업의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사 선임 등 안건을 놓고 김영대 회장과 차남·3남인 김영민 김영훈 회장이 두차례나 표대결을 벌인 것.이날 표대결에서 위임장을 다수 확보한 김영대 회장이 승리를 거뒀으나 김영민 회장 등이 적법성 여부에 반발,향후 법정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날 표대결은 김영대 회장이 "독자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새로운 이사가 필요하다"며 지난달 이사회에서 선임된 이사 2명을 전격 교체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김영민 서울도시가스회장과 김영훈 대구도시가스회장은 "이사회결의사항과 선친의 유지를 거스를 수 없다"며 반대,표대결로 이어졌다.

그러나 갈등의 핵심은 대성산업이 보유중인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의 지분처리문제다.

선친인 김수근 전 명예회장은 생전에 대성산업과 2개 계열사를 세 아들에게 물려줬다.

당시 대성산업이 보유중인 계열사지분은 2남과 3남에게 매각하기로 합의서가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