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가를 견인하는 중추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나스닥 급등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안정을 되찾는 모습에 국내 증시도 호응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등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를 적극 이끌었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경제, 환율 등 잠재적 부담요인이 도사리고 있고 강한 모멘텀을 이끌기엔 동력이 아직 약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의 하락을 딛고 10.92포인트, 2.07% 오른 537.97로 거래를 마쳐 550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코스닥지수는 그러나 강보합권 출발에서 장중 혼조세를 거쳐 전날보다 0.03포인트, 0.04% 낮은 70.61로 사흘 내리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날 거래소에서 오른 종목은 상한가 19개를 포함한 392개, 내린 종목은 하한가 11개 등 390개였다. 거래는 3억 6,066만주, 1조9,011억원을 기록, 다소 활발한 주말장세였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에 애정공세를 퍼붓는 등 전기전자업종만 2,00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거래소시장 순매수는 1,506억원을 기록했다. 기관도 이를 따라 121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개인은 1,52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 투자심리가 아직 움츠러들어 있음을 드러냈다.

프로그램매수도 이날 상승세를 부추키면서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1,058억원의 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종합지수 상승을 이끈 대표주자는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 삼성전자 주가는 8.04%, 1만6,000원 오르며 21만 5,000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이 가장 큰 폭인 6.38% 상승했다.

최근 매도물결을 타고 있는 한국전력은 전날 지난 29개월만에 2만원선이 무너져 초반 매도세가 강했으나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선을 회복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300원 오른 2만200원.

반면 SK텔레콤, 한국통신공사 등 통신주는 약세였다. 이날 재상장 및 변경상장된 대우의 분할법인 3개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한편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기술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전날보다 2.81% 오른 1만 3,214.54로 마감했다. 특히 이번주 일본은행(BOJ)의 통화확대 조치가 경제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주간상승률로는 98년 7월이후 가장 높은 8%가 올랐다.

김인수 신영증권 거래소팀장은 "반도체경기 논란이 진행중이지만 이날 국내외 반도체주의 상승은 향후 반전이나 모멘텀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지수 관련주의 가능성을 확인한 하루"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잠재적 위험부담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데다 강한 모멘텀을 얻기엔 다소 부족해 550선이 저항선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보합으로 출발한 코스닥시장은 장중 내내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혼조세를 보이다 결국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70.61로 0.03포인트, 0.04% 하락했다.

장 초반 나스닥 강세로 매수세가 유입됐으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개인의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매수주체가 사라진 장세였다.

외국인은 5억원의 순매도를 보였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39억원과 8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유통서비스, 건설, 금융업종이 하락하고 제조업, 기타, 벤처업종이 소폭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기업은행,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내리면서 약세에 머물렀다.

원익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반도체ENG, 코삼, 피케이엘 등이 5% 이상 크게 상승하는 등 반도체 관련주는 강세였다.

거래량은 3억6,647만주로 전날보다 7,000주 이상 늘었지만 거래대금은 1조4,712억원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상한 및 하락종목 수는 각각 241개와 302개로 나타났고 상한가는 25개, 하한가는 8개종목이었다.

대우증권 김분도 선임연구원은 "다음주 장세 역시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는 미국시장이 특별한 재료를 가지고 있지 않아 혼조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김은실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