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주총에서는 경영부진과 주가하락을 질책하는 소액주주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이날 대우그룹 계열사들의 주총현장에서는 출자전환문제나 부채비율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회사측과 주주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올 주총에서는 대우전자등 일부 기업들이 소액주주 대표를 잇따라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상장기업들중에서는 1백26개사가 정기주총을 개최했고 코스닥에서는 1백53개사가 주총을 열었다.

12월말결산 법인의 무더기 주총은 이날이 마지막으로 주총열기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아직까지 주총을 못열고 최대한 일정을 미루는 기업들중에서는 "문제기업"이 적지 않게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전자.중공업>

전경련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 대우전자 정기주총에서는 국내 최초로 소액주주 운동가출신인 임용재씨가 사외이사로 선입돼 눈길.임씨는 "앞으로 소액주주를 배제시키고 있는 현 이사회의 독주를 견제하겠다"고 일성.

이날 대우전자주총에서는 수권자본금을 5억주에서 6억주로 늘리는 것과 관련,소액주주들간 의견이 대립돼 표대결을 벌이기도. 한편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대우조선공업의 주총은 회사와 소액주주들이 열띤 공방을 벌이며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

소액주주측은 "현재 자본잠식상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안에 출자전환문제를 해결하라"고 독촉했다.

이에 대해 신영균 대표이사는 "채권단과 깊이 의논하겠지만 워크아웃상태라 확답을 드릴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날 통과된 이사보수등에 대해 한 소액주주는 "올연말 이익이 나면 주주들이 모금을 해서라도 보수를 줄테니 당장에는 보수한도를 줄이라"고 일침을 놓아 눈길을 끌었다.

<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의 이방주 사장은 "올해는 외형보다는 캐쉬 플로우를 우선하겠다"며 "미분양아파트와 역삼동 I(아이)타워 등 고정자산의 매각을 통해 차임금과 부채비율을 대폭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I(아이)스페이스 모델하우스에서 제2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같은 개피플로우 중시 경영전략을 밝혔다.

한편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사외이사에 홍성웅 한양대교수와 최명주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 컨설팅 전무를 선임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천81억원,당기순이익이 4백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상장사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8% 및 49% 감소한 것으로 건설경기 불황을 반영했다.

<(주)한화.석유화학>

(주)한화,한화석유화학등 한화그룹계열 상장사들은 23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의 유임을 결정했다.

한화 관계자는 "금융업 진출과 미래 사업전략의 재구축을 추진중이어서 그 결과가 나오는대로 대폭적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주)한화는 이날 매출액 3조2천4백77억원에 당기순이익 1천57억원의 손익계산서를 승인하고 현금배당 6%를 결의했다.

또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고 주식소각에 관한 사항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한화석유화학도 매출액 1조7천8백30억원에 당기순이익 1백63억원의 영업실적을 발표하고 주식소각 규정을 신설하는 한편 사외이사 1명을 추가,사내외 이사 비율을 절반씩으로 맞췄다.

<새롬기술>

23일 서울 강남 늘봄공원 예식장에서 열린 새롬기술 주주총회는 예상과는 달리 차분하게 끝났다.

오상수 사장은 대형 프로젝트를 동원해 1시간30분에 걸쳐 영업성과 보고와 신규사업,올해 목표매출액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주가폭락과 지난해 경영실적 하향 조정으로 주주들의 표정은 차가웠다.

회사측 보고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왔지만 1백여명의 주주가운데 단 한명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주총이 끝난 후 만난 한 투자자는 "5천만원을 투자했다가 3천5백만원을 날렸다"며 "인수합병 소식이나 있으면 모를까 아예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새롬기술은 지난 2월 지난해 경상순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2억원과 13억원으로 밝혔으나 지난 16일 지분법 반영에 따라 경상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백16억원과 2백19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발표,물의를 일으켰다.

<엔씨소프트>

오전 9시 무역센터 2층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주총은 지난해 코스닥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남긴 업체답게 30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10여명의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 1백여명의 주주들의 얼굴엔 희색이 만연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통해 총 5백8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가운데 영업이익이 2백84억,순이익은 2백42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보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과 이사.감사선임에 대한 의결이 있은 후 투자자들의 질의를 받았다.

해외투자에 관한 질의가 쏟아졌다.

김택진 사장은 "4월중 홍콩지사를 설립하고 미국과는 현재 시범서비스중인 리니지의 전략적 제휴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국내최대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예상과는 달리 이날 "무미건조"하게 끝났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회의실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다음의 주주들은 이재웅 현 대표이사를 재선임했다.

또 발행주식 총수를 4천만주에서 1억주로,전환사채 발행한도를 8백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도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은 50여명의 주주들만이 참여,별다른 이견없이 25분만에 끝났다.

<하나로통신>

하나로통신은 오전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 12층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회장직 신설을 골자로 한 정관변경안을 의결했다.

또 이인행 전무와 김진덕 상무 등 2명을 상임이사,SK텔레콤 조민래 상무를 비상임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 회사 상임이사는 신윤식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4명,비상임이사는 11명이 됐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승인된 "2000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로통신의 매출액은 3천3백61억원으로 전년대비 1천3백55% 증가했다.

< 주총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