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계열분리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과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 등 호재가 겹치면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강세를 보였다.

23일 현대자동차는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보다 3백원 오른 1만6천1백원으로 출발,줄곧 강세를 보이면서 1천1백원 뛰어오른 1만7천원에 마감됐다.

거래량은 전날(64만9천여주)보다 크게 늘어난 1백40만여주를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 꾸준한 매수우위 자세를 취해온 외국인들이 이날도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도 전날의 약세를 극복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보다 4백원 상승한 2만7천4백원으로 시작해 시종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전날보다 2천4백원 오른 2만9천4백원으로 장을 마쳤다.

3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가를 형성했다.

전날 종가는 3백원 하락한 2만7천원이었다.

거래량도 전날의 11만2천여주보다 크게 늘어난 44만2천여주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보름째 매수우위를 유지했다.

증권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대표적인 환율수혜주인데다 계열분리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성낙현 차장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경우 정주영 명예회장 별세 이전에도 환율상승의 영향으로 조금씩 움직여왔다"면서 "계열분리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얘기들이 덧붙여지면서 상승세가 강해지고 있어 앞으로의 주가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위원은 "작년말까지만해도 현대자동차의 올해 매출 목표치(20조8천억원)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가 우세했으나 올들어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면서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특히 다른 부실 계열사에서 손을 완전히 떼고 독자적인 현대차 소그룹으로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주가상승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사부 이종승 부장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그동안 그룹의 부실문제로 주가가 눌려있었고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가 희석됐다"면서 "이런 우려감이 해소되면서 환율상승에 따른 기대치까지 반영된 만큼 장기(6개월)적으로 4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SK증권 투자정보팀 박용선 부장은 "오름세를 타겠지만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적기 때문에 대형주인 이들 주식의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을 내놓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