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발 한파가 밀어닥친 가운데 코스닥시장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선전해 지수 70선을 지켰다.

전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시장의 기대치보다 적은 0.50%포인트 만큼만 인하했다는 소식이 뉴욕증시를 강타했지만 코스닥 시장은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지수 70선을 사수하며 강한 하방경직성을 나타냈다.

이같은 선방은 그동안 주가가 단기간 조정을 보인 데다 미국 금리 인하 요인이 이미 반영됐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여진다.

그러나 70선 이상 지수대별로 두터운 매물층이 포진해있어 코스닥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매물벽과 부진한 거래량이 문제=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의 하나로 매물부담을 꼽고 있다.

지난 주초 이후 코스닥지수가 70선에서 반등을 지속하지 못한 채 횡보하고 등락폭도 줄어든 것은 층층이 쌓여 있는 매물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월20일까지 코스닥시장의 거래량 2백31억주 중 70∼75대에 거래된 주식이 20.65%를 차지했다.

이어 76∼80대에 25.2%의 거래량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지 않은 매물부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지수관련 대형주가 매물압박을 많이 받고 있다"며 "특히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 관련주가 현주가에서 매물벽이 두터운 편"이라고 말했다.

연중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거래량도 지수반등의 걸림돌이다.

3월 들어 일평균 거래량은 3억5천7백만주 가량으로 올 들어 평균 거래량인 4억5천6백여만주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코스닥시장에서 점진적인 거래량 증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향후 변수=미국 금리인하 변수가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환율 움직임과 펀더멘털 변화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엔화 시세와 일본 주가변동이 국내 증시의 핵심변수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일본 금융위기의 확대 가능성이 낮아지고 주변국으로 전염될 위험이 해소되기까지는 지수의 추세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리젠트증권 김경신 이사는 "일본경제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는 오는 4월께 지수는 저점을 형성한 후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수전망 및 투자전략=코스닥시장은 주변 악재에 대한 내성이 길러진 모습이다.

70선에서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폭의 반등이 나타나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전략팀장은 "70선이 붕괴될 경우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증시 주변 변수를 고려할 때 당분간 급격한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며 "지수 68∼72선 사이의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저가 매수와 이익실현을 병행하는 단기 매매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배근호 기자 bae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