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출발했다가 이내 반등하면서 1,300원을 넘어섰다. 전고점인 1,300.50원을 훌쩍 넘어서 상승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1,300원에 대한 강한 부담감이 버티고 있어 추가상승여부를 놓고 시장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마감가 1,295.90원보다 2.90원 낮은 1,293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 직후 오름세로 반전하면서 1,300원을 넘어서는 급등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오전 10시 16분 현재 전날보다 5.60원 높은 1301.50원을 나타내고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전날밤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과 달러/엔 환율이 서로 엇나가며 방향을 흐렸다. NDF 환율으 1,304원까지 급등한 반면 달러/엔 환율은 122엔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전날 미국 금리인하를 앞두고 은행권이 포지션을 정리한 탓에 시장은 포지션이 부족한 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 환율상승을 이끌고 있다. 은행권에서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에서 달러되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환율움직임의 바로미터인 달러/엔 환율이 현재 122.30∼122.40엔대에 머물고 있다가 조금씩 상승하는 것도 환율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이날 오전 "공공요금과 환율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로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혀 물가상승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는 곧 추가 환율상승은 곤란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환율은 당국이 1,300원을 막기 위한 개입 가능성을 높게 하는데다 시장거래자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방향에 대해선 다소 엇갈린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300원에 대한 당국의 시그널과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인하 충격에도 생각보다 잘 버티고 있다"면서 "달러/엔 환율이 추가상승이 어렵다면 1,300원 안착은 다소 어렵고 1,290원대에서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딜러는 "갑작스레 이렇게 오르는 것은 큰 결제수요가 따라붙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상승기조는 여전하며 1,320원이 다음 목표치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