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결정을 앞두고 서울 외환시장은 한발 물러서 있었다. 도쿄 외환시장 휴장에 맞춰 ''쉬어가자''는 분위기도 짙게 깔렸다.

도쿄 외환시장이 이날 춘분절을 맞아 휴장, 달러/엔 환율은 다른 시장에서 옆걸음쳤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시장 수급이 움직였다. 1,300원 재진입 여부는 밤새 미국의 금리인하 폭과 이에 따른 달러/엔 환율반응에 따라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마감가 1,299.20원 보다 3.30원 낮은 1,29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내쳐 오르며 1,300원을 돌파했던 상승세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개장초 큰 폭 내림세를 보였던 환율은 달러/엔 환율과 은행권 포지션 정리 등이 겹쳐 엎치락뒤치락 했다. 달러화는 1,295원을 놓고 우왕좌왕하다 장 후반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와 결제수요 유입으로 1,297.20원까지 낙폭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달러/엔 환율이 런던시장에서 밀리면서 되밀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수급과 함께 은행권 포지션 상태에 따른 매매동향이 환율을 움직였다"면서 "미국 금리결정을 앞두고 다들 멀치감치에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거래자들은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의 금리인하가 가져올 미국 증시와 달러/엔 환율 반응을 계산하느라 분주했다. 50bp(0.5%포인트) 금리인하폭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 이상의 인하폭이 가져올 달러/엔 환율변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75bp 이상이면 달러/엔 환율이 내려갈 것으로 본다"며 "1,300원이 분기점으로 작용하면서 달러/엔 환율과의 연동성이 이후 약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늘 밤과 내일 달러/엔 환율 방향이 관건"이라며 "달러/엔 환율이 아래쪽으로 조정받을 가능성과 함께 연쇄반응이 어떻게 일어날 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환율이 123.50엔대에서 부담이 있어 121엔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어 내일 환율은 1,290원 아래서 시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중 거래는 대부분 1,264∼1,296원 범위에서 이뤄졌다. 한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네고물량과 결제수요에 의해 장이 한두차례 흔들거리기도 했다. 역외세력은 오전장에서 1.292원대에서 매수에 나섰으며 오후장에는 1,296원대에서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는 등 방향성이 없었다. 국책은행은 이날 1,296∼1,297원대에서 물량을 내놓아 외환당국이 1,300원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함을 반증했다.

이에 앞서 이날 환율은 달러/엔 환율이 122엔 후반대로 내려앉고 NDF환율도 소폭 내려 전날보다 6.70원 낮은 1292.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거래 직후 낙폭이 커지면서 1,291원까지 내려앉았으나 저가인식 매수세로 소폭 올랐다. 쉬어가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오전장 막판 초반의 낙폭을 상당히 줄인 환율은 오후들어 1,295원을 축으로 매수와 매도가 엇갈리면서 갈지자 횡보를 보였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97.20원, 저점은 1,291원이었다. 하루변동폭은 6.20원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나흘 내리 순매도를 보이며 480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고 코스닥에서는 순매도로 전환하며 10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날도 외환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국내 증시는 해외불안요인 완화에도 불구, 초반 반나절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보합세로 마감됐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 5,1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 5,37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3억 1,200만달러, 7억 9,500만달러가 거래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