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움직임이 증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지난 19일 한 때 1천3백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비록 20일 상승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환율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엔화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원.달러환율도 작년 하반기 이후 기조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CSFB증권은 "엔.달러환율이 1백35엔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원.달러환율 목표가를 1천3백20원~1천3백40원으로 제시했다.

<>환율과 주가의 관계=과거 10년간 원·달러환율과 주가는 역(逆)의 상관관계를 형성했다.

환율이 떨어질수록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급등하면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이 강했다.

원화가치가 하락(환율상승)하면 달러로 표시되는 투자수익률이 떨어진다.

리스크(위험)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수익률이 변변치 않은 국내 증시에서 투자위험과 환차손위험을 동시에 부담하길 꺼린다.

특히 최근의 원화환율 상승은 무역수지 등 내부요인보다는 엔·달러환율 상승이라는 외부요인에 동조화된 경향이 강하다.

만일 원화가치 하락보다 엔화가치 하락이 급속히 이뤄질 경우 주력 수출시장에서 일본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수출비중 높은 기업에 주목하라=이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998년 원·달러환율이 크게 올랐을 때 전자부품 기계 제지 화학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이 종합주가지수와 대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며 "올해도 석유화학 섬유 조선 반도체 등 수출위주 업종이 원화약세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을 피하라=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에 직접 노출된다.

외국인은 이날 증시에서 원자재 수입이 많아 외화부채가 많은 대표업종인 한국전력을 자딘 메릴린치 SG증권 창구를 통해 70만주 이상을 집중 매도했다.

농심 제일제당 등 해외로부터 원재료 수입이 많은 업체들도 원·달러환율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