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와 맺은 경영개선계획(MOU)을 지켜야 하는 한국투자신탁증권과 대한투자신탁증권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투증권은 이달말까지 신탁형저축을 8천5백억원이상 줄여야 하는 반면 대투증권은 총수탁고를 6천억원가량 늘려야 하는 상반된 고민을 안고 있다.

20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한투와 대투는 작년 9월 금감위와 MOU를 맺으면서 총수탁고와 신탁형저축의 수탁고를 이달말까지 일정수준으로 유지키로 약속했으나 현재로선 이를 지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투증권의 경우 확정금리 상품인 신탁형 증권저축의 수탁고를 3월말까지 3조6천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현재 신탁형 수탁고는 4조4천5백57억원으로 8천5백57억원이나 많은 상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초과분 8천5백억원중 법인들이 맡긴 5천억원은 이달말 만기가 돌아와 별 문제가 없으나 개인들이 맡긴 3천5백억원에 대해서는 뾰족한 처리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자금에 대해선 MMF 등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실적배당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총수탁고(신탁형 포함)에 있어선 한투증권이 이달말까지 22조3천6백억원을 유지키로 했지만 지난 17일 현재 21조7천4백16억원으로 6천1백84억원이 부족한 상태다.

대투증권의 경우엔 신탁형 수탁고를 줄이는데 별 문제가 없으나 총수탁고를 늘리는게 버거운 형편이다.

대투증권은 이달말까지 신탁형수탁고를 3조5천억원으로 맞추기로 했다.

지난 17일 현재 신탁형은 3조7천2백80억원으로 2천2백80억원만 줄이면 되므로 별 문제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총수탁고는 이달말까지 22조1천억원으로 늘려야 하지만 지난 17일 현재 21조5천5백8억원(수탁판매분 포함)으로 5천4백92억원이 부족한 상태다.

대투증권 관계자는 "앞으로 열흘 동안 부족금액을 충족시키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털어놨다.

한편 두 투신사는 경영개선계획의 핵심 사항인 경상이익 흑자전환에 대해서도 사실상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두 투신사는 현재 각각 4천억원가량의 상품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하락으로 막대한 평가손을 보고 있어 2000사업연도에도 적자결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