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를 좌우할 해외변수가 이번 주중 잇따라 발표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과연 이 변수가 어떤 "마술"을 부릴지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당장 오는 20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금리인하폭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에 국내 주가는 단기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다.

21일과 22일(현지시간)엔 미국 경기의 풍향을 가름할 수 있는 소비자물가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발표된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실적발표도 이번주에 줄을 잇는다.

미국과 일본의 정상회담과 그에따른 일본의 경기부양대책도 국내주가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는 미국의 금리인하보다는 미국 및 일본의 경기회복여부에 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행히 미국이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할 경우 주가는 상승계기를 모색하겠지만 어디까지나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금리인하폭이 0.5%포인트에 그칠 경우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 영향=FOMC가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경우 호재보다는 악재가 될 소지가 커 보인다.

이미 국내외 증시는 0.5%포인트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해서 움직여온 만큼 호재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 예상하는대로 금리인하폭이 0.75%포인트로 결정될 경우엔 단기적인 상승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및 일본의 경기사정이 워낙 좋지 않은 탓에 지난 1월과 같은 상승기폭제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한번에 0.75%포인트를 내리는 것은 지난 1983년이후 처음있는 일이라 심리적으론 상당한 안정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장중에 흘러나온 것처럼 미국이 기습적으로 1%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전망도 상존한다.

이 경우엔 국내외 주가의 안정감이 훨씬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지표가 중요=FOMC이후에 발표될 경제지표가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은 21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22일엔 2월 경기선행지수가 나온다.

만일 생산자물가지수처럼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미국이 다음 FOMC가 열리는 5월이전에 금리를 추가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돼 주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월 경기선행지수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나올 경우엔 미국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부각되며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주에 발표될 주요 기업실적도 변수다.

20일엔 골드만삭스가,21일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모건스탠리 등이 1·4분기 예상실적을 내놓는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금리인하폭보다도 미국경기의 연착륙여부"라며 "그런 면에서 이번주에 발표될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기대책도 변수=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일본의 모리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경기대책을 논의했다.

이 논의에 따라 두 나라는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타파하기 위해 공동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핵심은 미국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을 어느 정도로 용인할지 여부다.

만일 일부의 예측대로 달러당 1백40엔대까지 엔저를 용인할 경우 국내주가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엔저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하락하고 원화도 덩달아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은 "국내 주가와 일본 주가의 상관성이 거의 없지만 한동안 국내주가는 엔화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