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한창인 가운데 결산보고서 등을 둘러싸고 회계법인과 기업간의 ''마찰''로 주총이 미뤄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당초 예정했던 주총 날짜를 연기한 상장사는 삼영화학 대호 새한미디어 영진약품공업 조광페인트 제일은행 등 6개에 달한다.

삼영화학은 회계감사(삼덕회계법인)가 늦어진데다 주총결의사항인 상근감사 선임문제가 뒤늦게 추가되면서 지난 16일로 잡았던 주총을 1주일 뒤인 23일로 연기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예년보다 회계감사가 크게 까다로워지는 바람에 감사보고서가 늦게 나와 주총을 연기시켰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인 대호도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보고할 결산보고서 내용을 둘러싸고 회사측과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간 의견이 맞지 않아 16일로 잡았던 주총일을 23일로 미뤘다.

대호 관계자는 "결산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과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중인 새한미디어의 경우 오는 23일로 계획했던 주총을 30일로 바꿨다.

회사측은 "별다른 이유는 없다"면서 "준비를 충실히 하기 위해서 일정을 늦췄다"고 말했다.

한편 영진약품의 경우 유상증자 일정이 늦어지면서 16일로 잡았던 주총일정을 오는 27일로 미뤘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한차례로 끝낼 예정이었던 증자가 1,2차로 나눠짐에 따라 주총일정을 늦췄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광페인트는 16일로 잡았던 주총을 30일로 연기했지만 개인주주연합이 16일 주총을 강행,법정분쟁으로 비화될 움직이다.

제일은행은 임원 및 사외이사에 부여한 스톡옵션(주식매입 선택권) 행사가격 조정문제로 16일로 예정됐던 주총을 뒤로 미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