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화 환율은 지난 2월말부터 일본 엔화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보름새 3.5%나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부에선 연말 환율이 1천3백5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고공비행하는 환율=2월말 달러당 1천2백50원80전까지 떨어졌던 원화 환율이 이달들어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주말(9일) 1천2백68원80전에서 이번주엔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16일 오전장 한때는 1천2백94원50전을 기록,98년11월19일(1천2백98원)이후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화 환율은 역외 선물환시장(NDF)에서도 1천2백93원까지 치솟았다.

당국이 모처럼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엔화환율에 물어보라=이번주들어 원화환율은 엔화 환율이 달러당 1엔씩 오를때마다 거의 10원가량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백21엔에서 1천2백80원대로 올라섰고 1백22엔에서 추가상승을 시도했던 16일엔 1천2백90원대가 됐다.

이와 관련,ING베어링은 원화환율을 "일본에 물어보라(Ask Japan)"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제수지 흑자와 인플레억제 방침이 유지된다면 환율변동 요인은 엔화환율만 남는다는 얘기다.

드레스너클라인워트(DKW)는 15일자 자료에서 일본경기 부진을 이유로 올 연말 원화환율 전망치를 1천3백원에서 1천3백50원으로 수정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정 금융정책이 막힌 일본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엔저 정책 뿐이고 미국도 이를 용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엔저기조가 고착화된다면 올해 환율은 1천3백원대로 올라선뒤 다시 내려오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