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탈방송 수신기인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발업체는 외형과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반면 일부 후발업체들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업체간 명암이 엇갈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륭전자 현대디지탈테크 청람디지탈 등 셋톱박스 업체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등 실적이 나빠졌다.

기륭전자와 거래소에 상장된 대륭정밀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비해 대표적인 셋톱박스 업체인 휴맥스는 매출이 5백% 증가한 3백24억원,순이익은 2백56% 늘어난 3백35억원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애널리스트들은 셋톱박스 업체간 경쟁이 심화돼 차별화가 진행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휴맥스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은 제품의 진입장벽이 낮아 갈수록 마진폭이 축소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차량용앰프와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기륭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 15억원에 순손실 69억원을 기록,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셋톱박스 분야에서 경쟁 심화로 이윤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륭정밀도 지난해 69억원의 영업손실에 1백1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 회사 매출의 50% 가량은 셋톱박스가 차지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