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2001년 주주총회에서는 자사주 소각과 중간 배당제,회계법인의 감사의견 등이 새로운 이슈로 등장했다.

스톡옵션 부여,사외이사 선임,고배당 요구,경영권 분쟁 등도 빠지지 않은 주총의 단골메뉴였다.

특히 어느 때보다 깐깐해진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로 기업들이 곤욕을 치렀다.

이 때문에 주총에서 승인받아야 할 재무제표상의 수치를 뒤늦게 확정하는 기업이 속출,늑장 주총을 여는 기업도 많이 나타났다.

3백62개 상장 및 코스닥 등록 기업이 한꺼번에 주주총회를 연 것을 계기로 2001년 주총 특징을 전면 점검해본다.

◇자사주 소각 제도 도입=올해 주총의 최대 화두다.

16일 SK글로벌과 SK텔레콤 한국타이어 청호컴넷 등 44개사가 정관에 자사주 소각 근거규정을 신설했다.

소액주주의 숙원사항이었던 주가 관리를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들 회사는 앞으로 이사회 결의만으로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는 이익(배당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자사주 소각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종전에는 주총 특별결의 사항인 감자(減資:자본금 감소)절차를 통해서만 자사주 소각이 가능했다.

이달 초 개정 증권거래법이 공포됨에 따라 5백73개 12월 결산 상장회사 가운데 이날 자사주 소각 제도를 도입한 44개를 포함해 모두 98개사가 자사주 소각 근거를 신설했거나 신설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제를 도입한 주요 기업은 고려개발 기라정보통신 나자인 녹십자 다함이텍 대림산업 덕성 동양제과 신성 신성이엔지 신세계백화점 청호컴넷 풍산 하이트론시스템즈 하이트맥주 현대시멘트 현대하이스코 등이다.

◇중간배당제 근거 신설=12개 상장회사가 중간배당의 근거조항을 정관에 신설했거나 할 예정이다.

한국전기초자 영풍 제일제당 대한도시가스 현대DSF 백광산업 조광피혁 진양 부산도시가스 국동 동원 금강고려화학 한국포리올 한국화인케미칼 모토조이 등이 대표적인 예다.

◇늑장 주총개최=올해 주총의 뚜렷한 특징이다.

태양금속과 제주은행은 주총소집 통보시한인 이날 오후까지 주총일정을 잡지 못했다.

나머지 주총일정을 잡지 않은 상장사는 동아건설 한보철강 등으로 모두 관리종목이다.

태양금속은 이날 긴급이사회를 열어 토요일인 오는 31일 주총을 열기로 했다.

재고자산 평가를 놓고 회사측과 회계법인(삼덕)간 팽팽히 맞서는 바람에 주총일정을 뒤늦게 잡았다는 후문이다.

제주은행은 1백% 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주총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1인 대주주일 경우 상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주총소집 통보시한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게 제주은행측 설명이다.

제주은행은 신한은행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상장폐지 또는 합병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주총일정을 잡았다 하더라도 오는 29,30일 늑장주총을 여는 기업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법규상 주총 2주전까지 주총소집통지를 해야 하고 주총1주전까지 외부감사와 내부감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30일 주총을 여는 고제 메디슨 미래와사람 바로크가구 삼애실업 새한미디어 세진 조광페인트 진도 KTB네트워크 한별텔레콤 등 11개사는 아직 외부감사를 마치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오는 29일 주총을 여는 고려산업개발 대일화학공업 동해전장 삼성공조 세림제지 신성기업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전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밖의 이슈들=이번 주총에서 임직원에게 주식매입 선택권을 부여한 상장사는 50개사에 이른다.

이중 포항제철 연합철강 신성무역 삼성SDI 등 12개사는 이번에 새롭게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했다.

감사인 선임위원회를 구성해 외부감사인(회계법인) 선임을 주총에서 승인받도록 한 상장사도 12개사에 달한다.

조선선재 극동유화 명성 삼성공조 등 4개사는 집중투표제가 가능하도록 정관을 바꿔 소액주주 대표가 이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