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엔화환율 약세를 전면 반영하면서 전고점을 돌파하는 초 강세장을 연출했다.

환율상승기조가 뚜렷하게 각인된 가운데 달러/엔 환율 상승속도가 가파름에 따라 1,300원 고지도 조금씩 눈에 띠고 있으나 1,295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업체는 네고물량 출회를 거의 중단한 상황이며 상승에 기댄 선취매수도 예상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마감가 1,282.30원보다 12.10원 오른 1,294.40원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환율이 122엔대 중반으로 급등하면서 1,290원에 대한 경계감을 날려버렸다. 달러/엔이 122엔을 굳혔다는 인식에 따라 달러사자가 강하게 나왔다. 전고점은 마감 직전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였던 일부 은행이 달러되사기에 나서면서 손쉽게 깨졌다. 일부 은행은 전날 1,270원대를 예상하고 달러매도 포지션을 쥐고 있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장에서 122.40엔까지 올랐으며 이날 개장초반 121엔 후반대로 내려섰다가 외환당국 발언 등이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강한 반등을 보였다. 20개월 중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면서 122엔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수출업체는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화약세를 방관하고 있으며 일본인 투자자의 해외자산 본국송환도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9월말까지 130엔선에 도달하고 고점전망치는 123∼145에 이를 것이라는 30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로이터 조사도 나왔다.

한편 이날 닛케이지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금융주의 회복에 힘입어 강보합세를 유지, 전날보다 0.25% 오른 12,182.92를 기록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역외에서도 달러사자에 적극 나섰으나 업체들은 전날 매도물량이 꽤 많았으나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전 고점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히 강했음에도 달러/엔 환율급등을 자연스레 따라갔다"면서 "뒤늦은 가수요가 붙을 수도 있어 달러/엔이 123엔까지 치고 올라가면 1,295원을 훌쩍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후장에서도 환율상승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나 당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관심이 가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위로 열려 있는 상태라 1,295원을 넘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당국에서 어떻게 속도조절에 나서느냐가 상승속도 제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딜러는 "당국의 효율적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은행권 물량이 없는 상태라 ''당국 개입=저가매수 기회''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환율은 달러/엔 환율이 122엔대 진입과 나스닥 하락에 따라 전날보다 2.70원 높은 128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NDF환율도 전 고점인 1,293원까지 올랐다. 개장직후 1291원까지 오른 뒤 1,290원에 대한 경계감으로 1288.50원까지 밀렸으나 이내 오름세로 돌아서 밀고 당기는 장세가 한동안 지속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